버핏이 '옥시덴털' 사재기 하는 이유...지분율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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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옥시덴털' 사재기 하는 이유...지분율 18.7%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7.14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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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지분을 늘리고 있다. 유가 폭등으로 에너지 업종의 실적이 크게 뛸 것으로 보고  지분만큼 옥시덴털의 실적을 가져오기 위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옥시덴털의 주가는 올해 들어 100% 올라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종목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버핏의 선구안이 탁월한 이유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CNBC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CNBC

약 140조 원의 현금을 가진 버핏이 옥시덴털의 지분을 더 늘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틸리티와 천연가스, 태양광 등을 보유한 버크셔해서웨이가 석유업체인 옥시덴털을 관계사로 편입시켜 에너지 왕국 건설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옥시덴털의 지분을 늘려온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달 들어 옥시덴털 주식 1200만주를 추가 매수했다. 이로써 보유지분율은 1872%로 높아졌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 회사의 주식 전환 옵션 8386만주도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다음으로 닷지앤콕스가 10.75%, 뱅가드그룹이 10.51%, SSgA펀드매니지먼트가 6.20%,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가 4.82%를 보유하고 있다.

버핏 회장은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주가 조정을 받는 시점에 옥시덴털의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미국 케이블 방송인 CNN은 버핏의 옥시덴털 주식 추가 매수에 대해 "원유 호황이 조만간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베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버크셔의 옥시덴털 지분 추가 매입은 에너지 업종의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버크셔는 천연가스, 태양광·풍력 업체를 거느리고 있지만 석유업체는 없다.

석유업체들은 유가 의존도가 높고 지정학 역학구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망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재무건전성이 뛰어나고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게 꼽힌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메이저 엑슨 모빌과 셰브런은  배당수익률이 3.94%와 3.85%로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3.2%)보다 높다.

엑슨 모빌과 셰브런은 부채비율이 각각 31.5%와 29%로 매우 양호하고 보유 현금은 68억 달러와 60억 달러에 이른다. 

버핏은 앞으로도 옥시덴털 지분을 추가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버크셔해서웨이의 1분기 말 현재 보유 현금이 1060억 달러(약 138조9000억 원)에 이르러 옥시덴털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지분율이 20%를 넘으면 투자주식 평가방법을 '지분법'으로 변경할 수 있다.

비키 홀럽 옥시덴털 CEO. 사진=옥시덴털페트롤리엄
비키 홀럽 옥시덴털 CEO. 사진=옥시덴털페트롤리엄

미국 일반회계기준(GAAP)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 지분을  20% 이상으로 늘리면 옥시덴털의 실적을 지분율만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옥시덴털의 올해 순이익을 100억 달러(약 13조1000억 원)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 20%를 보유하면 지분법 평가이익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가 버크셔 해서웨이 올해 실적으로 잡힌다. 보유 지분율이 26.6%인 크래프트하인즈에 이미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옥시덴털의 신용등급은 버크셔해서웨이 관계회사 편입의 변수로 분석된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보통 투자적격 등급의 회사만 편입하는데, 옥시덴털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올 들어 유가 폭등으로 에너지 업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가운데  버핏은 옥시덴털 투자로 큰 수익을 내고 있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S&P 500이 올 들어 이날까지 20.2% 하락한 반면, 옥시덴털은 같은 기간 100.1% 상승했다. 그만큼 버핏의 선구안은 탁월하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옥시덴탈 투자의견을 직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주당 70달러로 제시했다. 현재 59달러에서 약 15%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상반기 옥시덴탈의 주가 상승이 동종업계 기업에 비해 너무 가팔랐다는 점 등을 투자의견 하향 이유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옥시덴탈의 밸류에이션은 다른 에너지 관련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매력있다"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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