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저위력 전술핵 W76-2 오하이오급 잠수함 배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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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 저위력 전술핵 W76-2 오하이오급 잠수함 배치 인정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2.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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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력 5kt, .北 지하시설, 한 방이면 끝...미국 과학자연맹 약 50발 생산 추정

미국 국방부가 전략잠수함에 전술핵 탄두를 탑재한 사실을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인 테네시함(SSBN 734)에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용 저위력 핵탄두가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개발한 저위력 핵탄두인 W76-2는 벙커버스터나 GBU-43 공중폭발 대형폭탄(MOAB)보다 위력이 강하기 때문에 북한의 지하 시설을 파괴하는 데 한 발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사진=미국 국방부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사진=미국 국방부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4일(현지시각) 성명서를 내고 “미국은 W76-2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용 저위력 핵탄두를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루드 차관은 "이번 보완 능력은 억지를 강화하고 미국에 신속하며 좀 더 생존 가능한 저위력 전략무기를 제공하고  우리의 확장 억지 약속을 지지하며, 잠재 적들에게 미국은 어떤 위협 시나리오에도 믿을 만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제한된 핵배치가 별다른 이점을 주지 못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루드 차관은 W76-2에 대한 제원이나 어떤 잠수함에 실었는지 등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한스 크리스텐슨 미국과학자연맹(FAS) 원자력정보사업 소장과 윌리엄 아킨은 지난달 29일 FAS 홈페이지에  “오하이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인 테네시함(SSBN-734)이 신형 W76-2 핵탄두를 트라이던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에 최소 1개 장착하고  지난해 12월 조지아주 킹스베이 해군 잠수함 기지를 출항했다”고 주장했다.크리스텐슨 소장은 “테네시함의 (UGM-133A 트라이던트 Ⅱ) SLBM 20발 중 1~2개의 핵탄두가 W76-2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첫 번째  W76-2 탄두는 지난해 2월 텍사스주 판텍스 공장에서 생산이 완료됐다면서 약 50발이 생산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오하이급 핵추진 전략잠수함 테네시함. 사진=USNI뉴스
오하이급 핵추진 전략잠수함 테네시함. 사진=USNI뉴스

그는 "우리는 테네시함과 후속 잠수함들이 탑재한 20발의 미사일 하나나 두 발에 W76-2 탄두 하나 여러 개를 장착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W76-2의 폭발력은 5kt으로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FAS는 "테네시함과 같은 각 잠수함의 나머지 미사일 18발은 90kt 탄두 W76-1이나 폭발력 455kt  W88을 장착한다"고 적었다.

싱크탱크인 CSIS는 W88의 폭발력을 475kt, W76의 폭발력을 100kt으로 추정한다.

테네시함이 탑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트라이던트-II D-5다. 길이 13.56m, 지름 2.11m(1단), 발사중량 59t인 3단 고체 연료 핵미사일이다. 최대 8개 2.8t의 핵 탄두를 장착한다. 정확한 사거리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탑재 탄두 수량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최소 사거리는 7593km, 최대 사거리는 1만3482km로 알려져 있다. 1990년부터 미 해군에 실전배치됐다. 

CSIS의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인  '미사일위협'에 따르면,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트라이던트 미사일 20발을 탑재하며 총 240발이 배치돼 있다. 

W76-2는 미 해군의 SLBM용 핵탄두인 W76의 폭발력을 5㏏(1㏏은 TNT 1000t의 폭발력) 수준으로 줄이도록 개조한 것이다. 미국이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위력은 20㏏ 정도다. W76-2는 미 공군이 전투기나 폭격기에 다는 전술핵 폭탄인 B61(0.3~170㏏)의 최대 폭발력(170㏏)보다 약하다.  이에 따라 W76-2는 사실상 전술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해군 오하이오급 테네시함. 사진=미해군
미 해군 오하이오급 테네시함. 사진=미해군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18년 2월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에서 “미국의 국지 핵 억제 능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오해를 막기 위해 소수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탄두가 저위력 옵션으로 바뀔 것"이라며  W76-2 같은 저위력 핵탄두의 개발을 예고했다.

미국은 앞으로 SLBM은 물론 BGM-109 토마호크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에도 이 탄두를 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핵추진 잠수함에서 트라이던트-II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폭발력 470kt, 100kt인 W76과 W100 탄두 외에 5~7kt인 W76-2 탄두를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미해군
미국 핵추진 잠수함에서 트라이던트-II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폭발력 470kt, 100kt인 W76과 W100 탄두 외에 5~7kt인 W76-2 탄두를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미해군

W76-2의 주요 목표는 러시아와 북한이 될 공산이 크다. 크리스텐슨 소장은 “북한과 이란을 포함해 다른 적들에게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지하 시설을 파괴하는 데는 W76-2만큼 효과있는 무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6000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93부대, 667부대, 744부대 등 땅굴을 전문적으로 파는 군부대도 갖고 있다.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전략무기는 대부분 땅굴에 숨겨둔 것으로 추정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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