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격 4500달러까지 간다....풍산 전선업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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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가격 4500달러까지 간다....풍산 전선업계 어쩌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7.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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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와 전기차 소재로 쓰이는 구리 가격이 올해 t당 450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의 전력난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달러 강세 등의 영향이다.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t당 7300만 달러대인데 절반가까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리 가격 하락으로 제품 판매가격을 구리가격에 연동하고 있는 LS전선과 대한전선, 풍산 등이 매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풍산에 대해 영업이익 감소를 전망하고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유럽의 전력난에 따른 산업활동 부진으로 전기동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스웨덴 볼리덴이 생산하는 전기동 판재. 볼리덴은 가로 세로 1m, 두게 7mm와 12mm, 무게 50kg, 80~130kg인 전기동을 생산한다. 사진=볼리덴
유럽의 전력난에 따른 산업활동 부진으로 전기동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스웨덴 볼리덴이 생산하는 전기동 판재. 볼리덴은 가로 세로 1m, 두게 7mm와 12mm, 무게 50kg, 80~130kg인 전기동을 생산한다. 사진=볼리덴

15일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유럽의 전력난 심화로 구리 가격이 t당 450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유럽의 전력난 심화에 따른 소비자 수요 급감, 산업활동 부진 전망으로 2022년 3분기 구리 전망을 t당 8650달러에서 6700달로 낮췄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현금결제 즉시인도 전기동 가격은 14일(현지시각) 전날에 비해 0.7% 내린 t당 7216달러를 기록했다. 마이닝닷컴은 "세계 전력난 속 금리 인상과 달러 초강세의 영향"이라면서 "5월 고점대비 30%가량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LME 전기동 가격은 7일 t당 7835달러에서 불과 일주일만에 600달러 정도 하락했다.

달러 강세도 구리 가격에 강한 하락 압력을 넣고 있다. 미국 달러로 표시되고 달러로 거래되는 구리는 미국달러 강세이면 반대로 가격은 내려간다.유로와 일본 엔, 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08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가격 하락의 불똥은 구리 제품을 판매하는 구리업계 특히 전선업계로 튀고 있다. 구리 가격에 제품 판매가격이 직접 연동되는 업계 특성상 당분간 매출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LS전선이 전기동을 원재료로 생산하는 초고압케이블. 구리가격 하락으로 원재료 가격을 판매가격에 연동하는 전선업계의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LS전선
LS전선이 전기동을 원재료로 생산하는 초고압케이블. 구리가격 하락으로 원재료 가격을 판매가격에 연동하는 전선업계의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LS전선

전선업계는 계약 단계부터 물가 변동과 계약 금액을 직접 연동하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둔다. 고객사에서 수주한뒤  전선을 판매하는 해당 시점의 구리 가격에 연동해 값을 정하는 것이다.

전선 생산의 핵심 원자재로 원재료비의 65%를 차지하는 구리 특성 때문에 원자재 비용이 커지면 매출도 커진다. 구리를 비싸게 사서 전선을 비싼 값에 팔면 영업익은 늘지 않아도 매출은 늘 수밖에 없다. 반대로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손해가 날 수 있다. 구리 가격 상승은 전선업체는 호재로, 하락은 악재가 된다. 신동제품을 판매하는 풍산에도 이는 똑 같이 적용된다.

구리 가격이 t당 9984달러에 육박한 올해 1분기 대한전선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00% 증가한 52억 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5138억 원에 이르렀다. 당기순익은 70억 적자에서 60억 흑자로 돌아섰다.

풍산이 생산하는 구리 열연코일. 푸안은 제품 판매 가격을 원재료 값과 연동하고 있는데 구리 가격 하락에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진=풍산
풍산이 생산하는 구리 열연코일. 푸안은 제품 판매 가격을 원재료 값과 연동하고 있는데 구리 가격 하락에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진=풍산

신한금융투자는 15일 풍산에 대해 구리가격 하락으로 실적 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면서 목표가를 3만3000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전날 종가는 2만4700원으로 상승여력은 33.6%다.

풍산은 전기동, 아연 등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해 구리판, 구리봉, 구리선, 동전 등의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 원재료인 구리와 아연 등의 안정된 수급을 위해 거래처와 1년 단위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원가를 판매가와 연동하고 있다. 풍산은 LS니꼬동제련과 계약을 맺고 전기동을 거래한다.만약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실적이 나빠지고 하락한 구리 가격은 제품 판매가격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신한금투는 "6월부터 중국 상해 봉쇄조치가 해제됐지만 지역별로 봉쇄가 산발 지속되면서 중국의 구리 수요부진이 한동안 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유럽의 전력난 심화에 따른 산업활동 부진도 구리 가격에 부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투는 3분기 LME 전기동 평균 가격이 t당 8259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13.2% 하락하고 1년 전에 비해서는 11.9%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투 박성봉 연구원은 3분기 풍산의 별도 영업이익이 276억 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61% 감소하고 전년 동기에 비해 5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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