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년 만에 1320원 돌파…킹달러 '경기침체' 가속
상태바
환율 13년 만에 1320원 돌파…킹달러 '경기침체' 가속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7.15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여 만에 1320원 대를 돌파했다. 환율상승은 수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원유 등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을 올려 국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저성장 속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악순환 고리가 완성됐고 경기침체의 공포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일 13년여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장중 1320원을 돌파했다가 1312. 1원으로 마감했다.은행 직원이 달러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CNews DB
원달러 환율이 15일 13년여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장중 1320원을 돌파했다가 1312. 1원으로 마감했다.은행 직원이 달러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CNews DB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와 견준 원화 환율은 이날 1312.1원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324.50원까지 오르며 1320원대를 돌파했다. 환율이 장중 132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4월30일(고가 기준 1325원) 이후 13년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연고점을 뛰어넘은 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하는 추세다. 환율은 전장보다 5.9원 오른 1318.0원에 개장하자마자 약 7분 만에 1320원대로 뛰어올랐다. 이후 잠시 주춤하는가 했지만 다시 우상향했다.

이날 환율이 1320원대를 찍으면서 지난 12일 기록한 연고점(고가 기준 1316.4원)을 3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했다. 미국 금리인상폭 추이. 사진=CNN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했다. 미국 금리인상폭 추이. 사진=CNN

환율상승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근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할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 선호 심리가 더 강해졌다. 미국은 5월 소비자물가가 8.6% 오르자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을 단행했고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9.1%에 도달한 만큼 이달 26~27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도 0.75%포인트나 1%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급격한 환율상승은 득보다 실이 많다.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영향으로 이미 고공행진 하는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전월 대비 0.5% 상승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0% 급등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환율상승 즉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Fed의 금리 인상 가속화로 달러 외 다른 나라 통화가 같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환율과 고물가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했는데 환율 안정을 위해서라도 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판국이기 때문이다. 사진=한국은행
고환율과 고물가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했는데 환율 안정을 위해서라도 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판국이기 때문이다. 사진=한국은행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선 이유 중 하나도 한미간 금리역전에 따른 환율상승을 억제 하기 위한 '환율 방어'였다.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은 국내 물가 급등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한은은 물가가 불안한데 환율마저 잡히지 않는다면 경기 훼손을 감수하고라도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극약처방을 꺼낼 수밖에 없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의 이자 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소비를 위축시키고 투자를 감소시키면서 우리 경제를 경기침체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을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불면의 밤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