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코발트' 윤리적 구매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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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코발트' 윤리적 구매 나서는 이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2.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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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책임광물' 규제 부응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광물을 윤리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RMI(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 책임있는 광물 공급 연합)’에 가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세계 최대 광산기업인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와 지난해 말 맺은 코발트 장기 구매 건도 RMI 기준에 따라 외부 기관으로부터 실사를 받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셀.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배터리셀. 사진=SK이노베이션

RMI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를 비롯한 분쟁 광물들이 채굴된 국가와 지역, 채굴 기업, 유통 기업 등 정보를 회원사에 제공하고 채굴 과정을 감시하는 국제기구다. RMI는 지난 2008년 설립됐으며 독일 폴크스바겐, BMW, GM,피아트 크라이슬러, 포드, 볼보, 테슬라 등 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RMI가입은 국제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책임광물(Responsible Minerals)' 규제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국제사회는 분쟁과 인권, 환경 이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책임광물을 사용하지 않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고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의 RMI 가입은 국제사회의 조류와 맥을 같이 한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SK이노베이션은 다보스 포럼에서 배터리의 효율적인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배터리동맹(GBA, Global Battery Alliance) 가입한 데 이어 배터리 원재료의 윤리적 생산과 유통을 목적으로 하는 RMI에 가입했다고 4일 밝혔다.

콩고민주공화국(DRC) 카와마의 구리 코발트 광산에서 한 광부가 산을 오르고 있다. 사진=영국 래칸터닷넷(raconteur.net)
콩고민주공화국(DRC) 카와마의 구리 코발트 광산에서 한 광부가 산을 오르고 있다. 사진=영국 래칸터닷넷(raconteur.net)

리튬 배터리 양극재 원료인 코발트는 최대 생산국인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가 전세계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코발트 채굴 과정에서 아동노동 착취, 불안한 근로여건 등과 환경오염 문제가 많이 지적됐다.코발트 광석의 상당수는 사람이 손과 삽으로 캐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콩고산 코발트 수출량의 20%가 아동 노동이 만연한 수작업 광산에서 채굴된다고 보도했다. 아이들은 하루 12시간을 광산에서 일하며 1~2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RMI 가입으로 SK이노베이셔는아동착취와 같은 인권문제,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광물을 구매할 수 있는 체계를 더욱 굳건하게 갖추게 됐으며 회원사들과도 사회, 환경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협업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밸런스 성장전략의 핵심인 배터리 사업이 원료 구매부터 생산, 공급, 재활용 등 배터리 생로병사의 모든 과정에서 자발적이고 선도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RMI가입은 국제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책임광물(Responsible Minerals)'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책임광물’이란 ‘분쟁의 자금줄이 되지 않고 인권과 환경을 존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식으로 채굴된 광물’을 의미한다. 국제사회는 2016년 ‘책임광물’ 개념을 도입해 분쟁뿐만 아니라 ‘인권과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광물’도 규제하고 있다.

책임광물 개념이 도입되면서 대상 광물의 종류도 코발트를 포함해, 알루미늄, 구리, 다이아몬드 등으로 확대됐다.

책임광물 사용과 관련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공급사슬경영(Supply Chain Management, SCM)이 기업의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공급사슬경영이란 무기자금, 인권유린, 환경파괴 등과 관련된 광물의 거래를 차단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 광물’만 거래하도록 공급사들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미국, 유럽연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부 아프리카 분쟁을 근절하기 위해 현지 군벌이 생산하는 광물을 ‘분쟁광물(Conflict Minerals)’로 규정하고 유통을 차단하고 있다.  주요 대상 광물은 주석(Tin), 탄탈룸(Tantalum), 텅스텐(Tungsten), 금(Gold) 네 가지로, 영문 이니셜을 따 ‘3TG 광물’이라고 한다.  2010년부터 시작된 국제사회의 분쟁광물 차단 이후, 2013년 아프리카 분쟁지역의 군벌들이 밀거래로 얻은 수익은 약 65% 감소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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