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생산자 물가가 6개월 연속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제 유가와 곡물 상승 등 여파로 공산품·서비스 등 대부분 품목에서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통상 한 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이에 따라 6%에 진입한 소비자물가는 7월에 더 크게 올라 7%까지 갈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다음 달 2일 발표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04로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올해 들어서는 6개월 연속 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9.9%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인 5월(9.9%)에 이어 두달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품목이 전달보다 올랐다. 공산품과 서비스가 상승을 견인했다. 공산품은 전달에 비해 0.7% 올라 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5.1% 올랐다. 석탄과 석유제품은 전달에 비해 4.7%,전년 동월에 비해 84% 올랐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경유·휘발유 등 석유제품, 화학 제품 ,석탄 등이 올랐다. 제1차 금속 제품, 컴퓨터·전자, 광학 기기 등 품목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는 0.2% 상승해 9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3.3%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금융보험 품목이 1.1% 내렸으나 음식점·숙박, 운송 등 나머지 품목들이 오른 영향이다. 음식점·숙박 서비스는 식재료·인건·물류 비용이 상승한 영향이 반영됐고, 운송 서비스는 미주·유럽 노선의 성수기 수송과 유류비 상승에 따른 운임비 상승 등이 맞물려 1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농림수산품 중 돼지고기 등 축산물이 내렸으나 농산물과 수산물이 오르면서 한달 전보다 0.7% 상승을 기록했다.반면, 1년 전과 비교해서는 농산물은 3.2% 내렸으나 축산물은 9.4% 올랐다. 5월에 떨어진 전력·가스·수도와 폐기물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연료 가격 하락이 원가에 반영된 산업용 도시가스·전기 등이 오르며 0.2%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공급물가지수(127.75)는 전월 대비 0.8% 올라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지수는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의 파급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생산자물가지수(국내 출하분)와 수입물가지수(수입분)를 결합해 산출한 것이다. 국내 출하 0.5%, 수입 1.7% 상승을 기록했다. 원재료 4.2%, 중간재 0.3%. 최종재 0.6% 등 각 생산 단계별로도 전월 대비 모두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선 16%가 올랐는데, 이는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국내 생산품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생산자물가지수(국내 출하분)와 수출물가지수(수출분)를 결합하는 총산출물가지수(123.28)는 공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출하 0.5%, 수출 1.1% 상승 등을 기록하면서다. 1년 전보다는 13.2%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관심은 7월 소비자물가로 쏠린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에 약 한 달간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만큼 7월 소비자물가 역시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해 24년 사이 치고치를 기록했는데 이 기록을 깨느냐가 핵심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가진 동행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물가가 6월 이후 6%대에 있고 9월, 10월까지는 불안한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6%를 훨씬 상회해 7~8% 물가가 상당 기간 고정화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추 부총리는 "상승률이 7%, 8%, 혹은 9%까지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추가 돌발상황이 없으면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고 6%대에 있기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