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DP 2분기 연속 축소...경기침체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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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DP 2분기 연속 축소...경기침체 논란 가열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7.3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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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으로 위축됐다. 통상 2개 분기 연속으로 경제가 역성장하면 미국에선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도높은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불러왔다는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놀랄 일은 아니다"고 경기침체론 불식에 나섰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전 의장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미국 경제는 침쳄상태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전분기 대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률 추이. 사진=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
전분기 대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률 추이. 사진=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

미국 상무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0.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0.2% 줄었다. 1분기 -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미국 GDP가 줄어든 것이다. 

2분기 성장률은 많은 전문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한 것과 부합한다. 경제 전문 매체 다우 존스는 0.3% 성장률을 예측했는데 빗나갔다.

미국 상무부는 GDP감소와 관련해 민간 기업의 재고 투자가 감소한 것을 주요 요인이라고 지목했디. 2분기 중 국내총투는 13% 이상 감소했다. 또 주거용 고정 투자를 비롯해 연방 정부, 주 정부 등 지방정부의 지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혔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주범인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 증가에 힘입어 다소 개선됐다.개인소비지출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인플레이션 여파로 증가율은 1%로 둔화했다.

통상 경제가 2분기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 '경기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보는 만큼 경기침체론이 고개를 든다.  민간 경제단체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경기 침체를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라고 정의한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백악관은 펄쩍 뛰며 '경기침체'는 아니다고 강조한다. 2개 분기 연속으로 경제가 위축되더라도 자동으로 그것이 침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계속 상기시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백악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경제 발전 속도가 둔화하고 있지만, 이는 놀랄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올바른 경로에 있고 이런 과도기를 더 튼튼하고 안전하게 통과할 것이며 우리의 고용시장은 역사상 튼실하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업률이 3.6%로 이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고, 지난 2분기에만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소비자 지출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건강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히(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히(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7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여러 지표가 있기 때문에 현재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그의 발언 덕분에 주가는 상승했다. 

전 Fed 의장인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최근 NBC 방송에 출연해 "한 달에 일자리가 약 40만 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는 침체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옐런 장관은 "침체란 경제가 광범위하게 약해지는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최근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65%가 미국 경제가 침체상태로 답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강도 높은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론을 촉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를 기록하자 Fed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기금 목표금리 상단은 2.50%로 올라갔다.

미국의 6월 에너지 가격이 1년 전에 43.5% 오르면서 전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사진은 주유소의 휘발유 주유기. 사진=CNN
미국의 6월 에너지 가격이 1년 전에 43.5% 오르면서 전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사진은 주유소의 휘발유 주유기. 사진=CNN

그런데 설상가상의 일이 벌어졌다. Fed가 금리결정 때 주시하는 인플레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8% 상승했다. 5월 6.3%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1982냔 1월 이후 최대폭 상승기록이다. 상품(원자재)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4%, 서비스는 4.9% 각각 올랐다. 식료품(11.2%)과 에너지(43.5%) 가격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8%, 전달 대비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 대비로는 1년여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이 같은 PCE 지수상승률은  Fed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도록 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중금리가 올라가 대형 기술(IT) 등 금융회사 대출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커진다. 또 은행 대출로 집을 산 차주들도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 기업 투자와 소비지출이 줄어 경국 경제활동도 위축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소비자 지출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인데 최근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이번 상무부 발표에서도 2분기 소비자 지출은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미국경제가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은 경기침체론을 정면 반박하기에 충분하다.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3.6%로 거의 완전실업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당초 전망치 1.4%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지만 미국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결코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없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1차인 속보치에 이어 잠정치와 확정치 등 총 3차례 발표되는 데 다음 달 25일 발표될 잠정치를 본다면 경기 침체여부를 좀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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