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강달러·위안 약세로 더 내려갈 듯...1800달러 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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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강달러·위안 약세로 더 내려갈 듯...1800달러 깨져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8.08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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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 매수 세계 3분의 1...달러 강세로 매수여력 줄어

최근 국제 금값이 지속 하락하면서 '안전자산'이라는 명성에 먹칠을 했다. 이에 대해 미국달러 가치가 오르고 중국 위안화 가치가 내린 게 주범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달러로 그 금액이 표시되고 달러로 거래되는 금 값은 달러 가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로 거래되는 투자자들의 비용부담이 올라가 금값은 반대로 내려간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의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이 달러 가치를 밀어올리면서 유탄을 금값이 맞은 셈이 된다.

최근 금값이 미국달러 강세에다 위안약세로 하락하고 있다. 유미코어사 순금 골드바. 사진=CNews DB
최근 금값이 미국달러 강세에다 위안약세로 하락하고 있다. 유미코어사 순금 골드바. 사진=CNews DB

 

8일 미국 금융시장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금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0.9%(15.50달러) 내린 온스당 1791.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금값 하락에는 미국달러 강세 등이 하락을 미쳤다.

유로, 일본엔, 캐나다달러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날에 비해 0.03% 오른 106.63을 기록했다 달러지수 기준 달러가치는 올들어 인라현재까지 11.13%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 추이.사진=마켓워치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 추이.사진=마켓워치

문제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달러의 가치가 미국 고용이 견실하는 등 경제가 활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9월에 올릴 경우 더 오르면서 금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 상품에 하락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지난달 52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만큼 탄탄함을 보였다. 실업률은 3.5%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20년 1~2월(3.5%)로 50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 시간당 평균임금이 전달에 비해 0.5%, 전년 동월에 비해 5.2%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을 밟고 채권금리와 달러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통상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금을 매수하려는 이들이 늘어 금값이 오르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WSJ는 "이는 투자자들이 금 대신 미 국채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달러와견준 중국 우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중국인들의 금매수 여력이 덜어져 금값이 하락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 장쑤성 난퉁시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인민폐와 달러화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미국달러와견준 중국 우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중국인들의 금매수 여력이 덜어져 금값이 하락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 장쑤성 난퉁시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인민폐와 달러화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WSJ에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으로 중국 투자자들의 금 구매력이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위안화는 7월 말까지 다섯 달 동안 하락세를 보여 2018년 10월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약세를 보였다. 역내외 위안화의 가치는 미국 달러와 견줘 올들어 5% 이상 하락했다는 게 WSJ 설명이다. 

중국 투자자들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 등으로 중국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고 실물경제에 투자를 하기보다는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탓에 위안 가치가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금 매수 규모는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데 위안 가치의 하락으로 이들의 금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금값이 하락했다고 커리 전략가는 분석했다. 커리는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값도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금값은 앞으로도 더 내려갈 공산이 크다. 미국의 금리인상 방침이 확고한 탓이다. 헤지펀드나 투기적 투자자들은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철회했다. 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강도높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Fed의 강도높은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국채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이것이 미국 달러 가치 상승에 보탬을 줬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골드만삭스는 이전에 금값이 올해 말 온스당 2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가 지난 6월 금 전망치를 온스당 2300달러로 낮췄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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