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 부가세 면제 등에도 커피 소매가격 요지부동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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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 부가세 면제 등에도 커피 소매가격 요지부동인 이유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8.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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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커피 '생두' 수입 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할당관세를 0%로 낮춤에 따라 커피 소비자판매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 체인점업계는 원두(생두에 열을 가해 볶은 것)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있고 커피 가격에서 원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커피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한 커피수입 원두는 18만5000t, 9억1600만 달러어치(kg당 3365원)였다. 커피 생두는 16만5000t, 5억 6400만 달러로 국내 유통업체에 공급됐고, 로스팅원두는 2만t, 3억5200만 달러로 전량 스타벅스에 공급됐다.

생두는 수입 생두는 프랜차이즈본부와 로스팅업체가 로스팅과 유통을 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소커피점을 거쳐 소비자에게 최종 판매된다. 유통업체가 수입 생두를 중소커피점에 공급하고 이 커피점들이 로스팅해 판매하기도 한다. 

정부의 원두 수입 부가세 면제와 할당관세 0% 적용 등으로 커피 소매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커피체인점이 판매하는 소매가격은 거의 그대로다. 잘 볶은 커피 콩.사진=픽사베이
정부의 원두 수입 부가세 면제와 할당관세 0% 적용 등으로 커피 소매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커피체인점이 판매하는 소매가격은 거의 그대로다. 잘 볶은 커피 콩.사진=픽사베이

14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생두 가격은 부가세 면제 시행 등으로 지난달 1㎏당 7221원으로 5월(7284원)과 6월(7249원)에 비해 조금 내려갔다.

농식품부는 "수입 원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된 조치의 효과가 8월부터 본격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7월 20일부터 수입 때 관세를 낮춰주는 할당관세가 적용된 만큼 8월에는 생두 수입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원두 가격과 국내 생두 수입 가격 추이.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국제 원두 가격과 국내 생두 수입 가격 추이.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는 지난 6월 28일 커피 생두 수입 때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기로 했으며, 커피 원두 수입 전량에 대한 할당 관세 0%도 지난달 20일부터 적용했다. 정부는 할당관세 조치를 발표할 당시 38억7000만 원의 지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커피 전문점 등에 생두를 공급하는 5개 대규모 생두 수입유통업체는 지난 1일부터 가격 인하 품목과 인하 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재고물량이 소진되는 대로 적용 품목과 인하 폭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생두 수입유통업체 블레스빈은 110여개 제품 전 품목 가격을 일괄으로 2500원 인하했다. 우성엠에프는 콜롬비아산과 브라질산 등 23개 품목 가격을 500~750원 낮췄다. 지에스씨인터내셔날과 피델리는 각각 10개 품목과 7개 품목에 대해 최대 700원 인하했다. 엠아이커피는 이달 중 70~80개 품목에 대해 최대 1000원 인하할 계획이다.

커피원두(외식) 수입 유통 구조.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커피원두(외식) 수입 유통 구조.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이번 생두 수입 부가세 면제 등의 조치로 생두를 사용하는 국내 커피업계는 수입원가 부담 완화뿐 아니라 의제매입세액 공제와 현금흐름 개선 등 부수 혜택으로 소비자 판매가격 인상요인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커피 업계에 생두 수입 가격이 내려갔으니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커피 가격을 인하해달라며 '적극 협조'를 요청했다.

커피 소매 업계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공급받는 로스팅한 원두 가격은 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운데다 원재료가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커피 소매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커피 프랜차이즈가 판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4400원에서 5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우리나라가 주 원두 수입국인 미국·콜롬비아·베트남·유럽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이미 관세 혜택을 보고 있으며, 정부조치 이전부터 인건비와 물류비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반영해 커피 판매가격을 정한 만큼 정부의 할당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유통업체 임원은 "정부의 할당관세 인하로 커피 생두 관세가 기존 2%에서 0%로 변경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최빈국 특혜, FTA 등으로 정부조치 이전부터 관세가 0%인 국가들이 다수라서 실질 효과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두 가격은 물론 우유, 설탕, 빨대, 플라스틱 컵 등 다양한 원부자재와 임대료, 인건비, 물류비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커피 판매가격 인하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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