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손정의 투자방식 제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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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손정의 투자방식 제동거나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2.07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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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지분 3%취득

미국 뉴욕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일본 소프트뱅크에 25억 달러(약 3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소트프뱅크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프트뱅크는 1000억 달러 규모 메가 테크펀드인 '비전펀드'를 통해 소프트뱅크는 거대한 권력을 휘두르며 게임판을 좌지우지해 왔다. 이제는 소프트뱅크도 숨은 돈줄의 압력을 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 CEO) 겸 대표이사. 사진=인베스팅포트 트위터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 CEO) 겸 대표이사. 사진=인베스팅포트 트위터

억만장자 투자자인 폴 싱어가 1977년 창립하고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있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투자한 기업의 경영에 적극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하다. 2019년 말 현재 운용자산은 402억 달러다. 전문가 165명 등 473명이 일한다. 공격을 당하는 기업은 엘리엇을 사냥꾼으로 부를 정도로 악명도 높다. 2018년 즈음에는 현대차그룹을 공격하며 한국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7일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5억 달러 이상 투자해 소프트뱅크 전체 지분의 약 3%를 매수했다.

엘리엇의 소프트뱅크 투자는 지난해 AT&T에 투자한 이후 엘리엇의 최대 움직임이다. AT&T와 엘리엇은 지난해 10월 AT&T가 더 이상 무리한 대규모 인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휴전에 들어갔다.

엘리엇은 소프트뱅크에 100억~200억 달러(11조9000억~23조7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투명성 강화 등도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엘리엇은 이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소프트뱅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소프트뱅크

소프트뱅크는 최근 몇 달 동안 여러 차례 실패를 겪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포기해야 했던 '위워크'의 좌초였다. 손 회장도 위워크 가치 폭락을 통해 ‘냉혹한 교훈’을 배웠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소프트뱅크의 또 다른 시련은 100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은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회사  '우버'다. 우버는 지난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상장 시장에 데뷔했지만 이후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또 개 산책 스타트업 '왜그'에 투자한 3억 달러를 포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이런 최근의 일련의 문제들은 소프트뱅크로 하여금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보고하게 만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행동주의 투자자 중 하나인 엘리엇은 성명에서 “소프트뱅크의 실적 개선을 위한 변화를 꾀하기 위해 소프트뱅크 경영진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엘리엇의 한 관계자는 CNN에  “이번 회담은 건설적인 관점에서 시작됐으며 결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논쟁이 아니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성명에서 “이번 대규모 투자는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시장에서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은 “우리는 회사에 대한 주주들의 견해를 환영하며 항상 주주들과 건설적인 논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심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데 완전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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