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승부수, 에너지 신사업?...美 에너지솔루션 기업 '아톰파워'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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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승부수, 에너지 신사업?...美 에너지솔루션 기업 '아톰파워'인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8.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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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원에 인수···SMR 기업 테라파워 3000억 원에 이어

SK그룹이 에너지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주일 남짓 사이에 5000억 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차세대 원자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을 20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전력차단기 등 에너지솔루션 기업을 3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이로써 SK그룹의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문 아래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과 '넷 제로' 조기 달성 전략에 발맞춰 글로벌 신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와 SK에너지가 미국 에너지솔루션 기업 '아톰파워' 경영권을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에 인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에너지솔루션'은 전력을 가장 효과있게 생산, 소비하도록 돕는 기술을 뜻한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 라이언 케네디 아톰파워 CEO, 강동수 SK에너지 S&P추진단장(왼쪽부터)이 17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경영권 인수협약식에서 기념찰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SK 아톰파워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 라이언 케네디 아톰파워 CEO, 강동수 SK에너지 S&P추진단장(왼쪽부터)이 17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경영권 인수협약식에서 기념찰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SK 아톰파워

SK㈜, SK에너지, 아톰파워 경영진은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 강동수 SK에너지 S&P(Solution&Platform)추진단 단장, 라이언 케네디 아톰파워 CEO(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SK 측의 지분 인수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2014년 설립된 아톰파워는 '솔리드 스테이트 서킷브레이커(SSCB, 전력반도체로 제어되는 회로차단기)' 기술을 개발해 미국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과 전기차(EV) 충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로써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는 기존 내연기관차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유와 세차,정비 등의 서비스에 이어, 전기차까지 사업분야 확장이 가능해졌다. SK에너지는 아톰파워의 EV 충전기 개발역량을 활용해 친환경 모빌리티와 에너지솔루션을 통합한 미래형 에너지 사업을 모색할 계획이다.

아톰파워의 전기차 충전기와 충전패널 PURPL 사진=아톰파워
아톰파워의 전기차 충전기와 충전패널 PURPL 사진=아톰파워

아톰파워가 생산하는 차단기는 전력 과부하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는 역할만 하는 일반 회로차단기와 달리 각 세대 전력의 중간관문(Gateway)으로서 전력 사용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한다. 아톰파워의 회로차단기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전력 사용량, 태양광 발전량, 전기차 충전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충·방전량 등 다양하다.

회로차단기가 모은 전력 빅데이터는 각 세대는 물론 지역 단위의 전력 발전, 소비 양상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아톰파워의 회로차단기 보급이 확대되면 전력 생산자는 적정 발전량을, 소비자는 전력 가격을 예측할 수 있어 에너지 시장에서의 편익 증대가 기대된다.

아톰파워의 회로차단기는 EV 충전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설치 비용과 면적, 관리비용 모두 크게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충전기 1대당 개별 회로차단기를 필요로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여러 대의 소형 회로차단기를 1개의 중앙 패널에 집적시킨 구조로 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설비 증설 없이 기존 전력용량 내에서 충전소를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톰파워의 회로차단기는 이 분야에서 유일하게 미국의 제품 성능과 안전인증 'UL(미국보험협회안전시험소) 인증'(UL의 공산품 제품 안전에 관한 표준 개발 및 인증으로 미국의 안전규격으로 활용)을 획득했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은 "아톰파워를 인수해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 삼아 에너지솔루션 플랫폼 구현과 다양한 사업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수 SK에너지 S&P추진단 단장은 "SK에너지의 노하우와 아톰파워가 가진 에너지솔루션 분야의 차별적 기술 경쟁력이 만나 SK에너지가 친환경 에너지솔루션 및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는데 큰 힘이 되는 상생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지난해 6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넷 제로(Net-Zero·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 조기 달성을 결의하고, 지난해 10월 최태원 회장 주도로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감축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밝힌 뒤 친환경·에너지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 원) 에 테라파워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설계 기업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두 회사는 우리나라와 동남아 등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참여해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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