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합의...국제유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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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합의...국제유가 향방은?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9.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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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가격 상한제 시행 국가에게는 원유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G7은 가격 상한제를 유럽연합(EU)이 오는 12월5일 시행에 들어갈 러시아산 원유에 금수조치와 함께 시행할 예정이어서 원유시장에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는 5일 정례회의를 갖고 10월 증산량을 결정하는데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연협체인 OPEC+가 5일 정례회의를 갖고 10월 산유량을 결정한다. 사진은 스위스 OPEC 본부 건물. 사진=OPEC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연협체인 OPEC+가 5일 정례회의를 갖고 10월 산유량을 결정한다. 사진은 스위스 OPEC 본부 건물. 사진=OPEC

G7 재무장관들은 이날 화상 회의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국가별로 가격 상한제 시행을 위한 조처를 긴급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 상한제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의 해상 운송은 특정 가격 이하로 구매해야만 한다.

G7 국가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와 일본이다.

현재도 러시아산 원유는 주요 국제 유종에 비해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원유판매 수입이 늘고 전쟁 수행 재원이 증가하자 G7은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G7 재무장관들은 성명에서 가격 상한제는 러시아의 수익과 전쟁 재원을 줄이고,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많은 나라의 참여를 촉구했다.

G7 장관들은 또 최대 상한 가격은 '광범위한 참가 연합국'들이 결정할 것이며 12월초 발효되는 유럽연합(EU)의 6차 대러시아 제재와 함께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오는 12월5일부터 유조선 운송 러시아산 원유와 송유관 수송 러시아산 원유 대부분에 대해 금수조치에 들어간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가격 상한제는 전 세계 에너지 가격에 하향 압력을 가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전쟁의 자금을 대는 푸틴의 수입을 거부라는 우리의 이중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면서 "세계 다수 국가에서 오름세인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나딤 자하위(Nadhim Zahawi) 영국 총리는 "G7은 이 잔인한 침공에 반대해 일치단결했다"면서 "가격 상한제는 푸틴의 전쟁자금 조달 능력을 축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맞불을 놓고 있다. 우선 가격 상한제 참여 국가에는 원유를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G7이 도입하려는 가격 상한제는 완전히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가격 상한제를 지지하는 국가나 기업에는 원유와 석유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 사진=타스통신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 사진=타스통신

노박 부총리는 이어 G7가 가격 상한제 도입에 합의하자 " 현재의 에너지 위기는 근인을 제거해야 극복할 수 있다"면서 "그것은 에너지 공급 사슬 복원과 균형잡힌 에너지 기후정책을 확립하는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둘째, 아시아 국가들에게 최대 30%를 깎아주는 판매전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4일 서방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아시아 나라들에 최대 30% 할인한 가격에 석유 판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최대 원유수입국이자 러시아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과 인도는 G7의 가격 상한제를 무시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싸게 수입할 공산이 크다. 두 나라는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셋째, 러시아는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수출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혀 독일을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이날, 포르토바야 압축소에서 기름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며 3일로 예정한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가즈프롬은 지난달 31일, 노르트스트림 1의 유지·보수 작업을 위해 사흘 동안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즈프롬 측은 이날 성명에서 언제 가스 공급을 재개할지,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는 5일 정례회의를 갖고 10월 증산량을 결정한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극심한 시장 변동성과 유동성 축소로 향후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OPEC+의 증산량에 이목이 쏠린다.

국제유가는 OPEC+회의를 앞두고 관망세속 저가매수세가 소폭 유입하면서 보합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반전했다.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3%(0.26달러) 오른 배럴당 86.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0.7%(0.66달러) 상승한 배럴당 93.02달러에 거래됐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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