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외환보유액 또 21.8억달러 감소…'경제 안전판'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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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외환보유액 또 21.8억달러 감소…'경제 안전판' 문제 없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9.0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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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지속에 기타통화 평가절하 영향...이창용 "외환보유고 문제 없다"

원달러 환율이 1360원 선을 뚫으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외화 비상금'인 외환보유액이 또 줄었다. 회완당국은 "문제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 달러로 7월 말(4386억1000만달러)보다 2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넉달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외환시장 개입 속도 조절 등으로 7월에 조금 늘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줄어든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21억 800만 달러 줄어든 4364억 달러로 집계됐다. 은행원이 달러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CNews DB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21억 800만 달러 줄어든 4364억 달러로 집계됐다. 은행원이 달러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CNews DB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외화자산 운용수익,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가했지만,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데 따라 외환보유액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유로와 캐나다달러, 일본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말 기준 108.77로 7월(106.35)보다 2.3% 올랐다. 이에 유로화는 1.7%, 엔화는 3.2%, 파운드화는 4.2% 절하됐다.

외환보유액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3949억4000만 달러로 전체의 90.5%를 차지했다. 한 달 사이 30억9000만 달러 줄었다.

이어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예치금 179억 달러(4.1%),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144억6000만 달러(3.3%), 금 47억9000만 달러(1.1%), IMF포지션 43억3000만 달러(1.0%)의 순이었다.

7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로 평가됐다. 1위는 중국으로 3조1041억 달러로 한 달 동안 328억 달러 늘었다. 2위 일본은 1조3230억달러, 3위 스위스는 9598억달러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전달 말에 비해 21억 8000만 달러 줄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올들어 약 300억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추이. 사진=한국은행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전달 말에 비해 21억 8000만 달러 줄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올들어 약 300억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추이. 사진=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은 대외 지급결제와 위기 시 국가 경제 방파제 역할을 한다. 외환보유액이 줄면 정책 여력이 줄어 환율이 급변동할 때 변동성을 방어하기 힘들어진다. 환율이 급변동하면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시장 안정에 나선다. 외환 당국은 올해 1분기만 해도 외환시장에서 83억1100만 달러를 내다팔았다.

한은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올해 1분기 외환 당국 순거래에 따르면 외환 순거래액은 -83억11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를 공개한 뒤 역대 최대 규모다. 올들어 외환보유액은 약 300억 달러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일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가 기준 2009년 4월1일(1379.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잭슨홀 회의 이후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매파성향(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긴축 긴장감이 고조되자 달러화 강세가 심화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현재 환율이 올라가고 있는 현상이 마치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유동성 문제가 있고, 외환보유고가 부족하고 마치 1997년이나 2008년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우려와 중복돼서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면서 "걱정하는 이유는 충분히 알겠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 통화만 절화되는 게 아니라 달러 강세와 함께 다른 주요 국가의 환율과 다같이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달러화가 20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주요국 통화 모두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면서 "특히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이 중첩되며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높아진 환율 수준과 달리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국가 신용 위험도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7월 이후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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