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해법 '다변화'에서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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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해법 '다변화'에서 찾아라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9.06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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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무역수지가 94억 7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5개월 연속 적자다. 수출이 는 것보다 수입이 더 늘어나면서 생긴 결과다. 정부는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걱정거리가 한둘이 아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줄고 대 중국 수출이 감소한 것은 한국 무역의 미래가 결코 밝기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해법은 없나. 있다. 바로 수출 다변화다. 주력 수출품의 다변화, 시장의 다변화다. 리스크를 고르게 분산시키는 전략이다.

8월 무역수지가 94억 7000만 달러 적자로 5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 부진과 수입 증가 탓이다. 무역수지 적자를 탈출하려면 주력 수출품의 다양화, 시장의 다각화 등 다변화가 필요하다. 사진은 수출항 전경. 사진=산업통상자원부
8월 무역수지가 94억 7000만 달러 적자로 5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 부진과 수입 증가 탓이다. 무역수지 적자를 탈출하려면 주력 수출품의 다양화, 시장의 다각화 등 다변화가 필요하다. 사진은 수출항 전경.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겉으로 봐선 우리 수출 현실은 그럴듯하다. 8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6.6% 증가한 566억 7000만 달러였다. 지난해 3월 이후 18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 역대 1위 수출액을 기록했다. 8월까지 누계 수출액도 전년 동기에 비해 560억 달러 증가해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하루평균 수출액도 전년 대비 2.2% 증가한 23억 6000만 달러였다.

수입액은 더 많이 늘고 있다. 수입은 28.2% 증가한 661억 5000만 달러였다. 8월까지 역대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유와 석탄, 가스 등 3대 에너지 수입이 크게 늘고 수출 증가에 따른 중간재, 자본재 수입도 크게 늘어났다. 

그 결과 무역수지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상반기에만 104억 달러 적자였는데 8월까지 누적 적자가 247억 2700만 달러로 불어났다. 연간 적자가 역대 최대인 1996년(206억 24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속도라면 3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수출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반면 고공행진 중인 에너지 가격으로 수입이 더 많이 증가한 영향으로 본다. 틀리지 않은 설명이다.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97억달러)에 비해 89억달러 증가한 185억 달러를 기록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에너지 수입을 비롯한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난 것보다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대목이다. 전체 수출은 늘어났는데 수출증가세가 둔화된 원인을 진단해야만 해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15대 주요 품목 중 석유제품·자동차·철강·이차전지가 역대 8월 기준 1위 기록을 경신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한국의 간판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어떤가? 지난달 수출은 107억 8000만 달러 7.8% 줄었다. 산업부는 "반도체는 16개월 연속 100억 달러는 유지했나 소비자 구매력 감소와 과잉재고 등에 따른 수요약세로 26개월 만에 수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신규 CPU 출시지연과 그간 쌓인 재고 등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세가 예상된다. 

또 아세안, 미국, EU 등 주요시장과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 수출은 증가했으나 중국과 중남미 수출이 소폭 줄었다. 대중국 수출은 131억 3000만 달러로 지역별 수출로는 최대였지만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5.4% 줄었다. 중남미 수출은 22억 3000만 달러로 4.1% 줄었다.

중남미 시장이야 규모가 적어서 그렇다치더라도 중국 수출이 왜 줄었냐를 꼼꼼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산업부는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글로벌 경제둔화로 대중·중남미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과연 그렇기만 한 것일까?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우리상품이 중국에 덜 팔리는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 한한령 탓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중국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우리나라에 보복을 할 수 있는 나라다.

다른 이유는 중국의 기술발전과 한중간 기술격차 축소나 소멸이 아닐까싶다. 한국이 만드는 것은 중국도 만든다. 중국이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고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했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는 어떨까? 중국은 세계경제의 기관차로서 폭발 성장을 할 것이며 한국 상품이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질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중국 시장이 크다고는 하지만 중국 수출에만 올인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결론은 하나로 수렴된다. 제품이든, 시장이든 뭣이든 하나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며 다변화가 살 길이라는 것이다. 시장의 다변화, 주력 수출품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수요감소와 재고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 

물론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하지 않으면 경제 견인차인 수출은 상승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겐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런 점에서 코트라가 단기간 내 성과 창출이 가능한 '수출 더하기'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수출 제품의 다변화, 시장 다변화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9월에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플라자', 카자흐스탄'수교 30주년 기념 한국상품전'을 열고 10월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 사절단', '전력 사절단' 등을 추진하는 것은 한 예이다. 화장품, 식품 등 5대 유망소비재를 중심으로 해외 현지 소비트렌드에 맞춰 프리미엄 소비재 판로를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작이요 출발점일 뿐이다. 경쟁자는 추격해오고 해는 저물고 있지만 걸음을 늦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로지 앞만 보고 신기술 개발에 매진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내야만 '제2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K2 '흑표' 전차, K9 '썬더', FA-50 등 방산제품 수출 낭보는 그 가능성을 웅변한다. 정부의 정책지원, 민간의 연구개발(R&D)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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