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방산부문 물적분할 후폭풍 '주가급락' 심상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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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방산부문 물적분할 후폭풍 '주가급락' 심상찮네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9.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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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상장은 시간 문제 불확실성 가중”
방산사업부, 풍산디펜스 12월 분할 신설...주주가치 훼손 방지 위해 신설법인 비상장

풍산의 방산사업부 '물적분할' 후폭풍이 거세다.주가는 급락하고 소액 주주들의 불만이 크다. 풍산 측은 물적분할 후 신설 자회사를 비상장 상태로 유지하겠다며 주주를 달래고 있지만 소액 주주들은 모회사 상장은 시간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물적분할은 모회사의 주요 사업부를 분리해 자회사를 설립하고 신설 회사의 주식 전부를 모회사가 소유해 지배권을 확보하는 기업 분할 제도다. 모회사는 자회사의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고 자회사를 추가 상장해 투자자금을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풍산 로고. 사진=풍산
풍산 로고. 사진=풍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풍산은 전날에 비해  6.40%(1950원) 하락한 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풍산 주가는 지난 5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는 3만1600원에서 2만8500원으로 9.81%(3100원) 급락했다. 이달 1일과 2일에도 각각 4.51%, 1.18% 하락한 이후 '빤짝' 상승했다가 계속 주가가 미끄러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오늘의 급락주'로 선정했다.

이날 종가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일 목표가로 제시한  5만 원은 물론, 하나증권이 지난 7월14일 하향해 제시한 목표가격 3만3000원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풍산 주가 하락은 방산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비상장 신설법인 '풍산디펜스(가칭)'를 설립한다고 전날 공시한 게 신호탄이 됐다. 풍산은 동판과 동관 등을 생산하는 신동제품 사업부문과 군용탄과 스포츠탄 등 탄약을 제조하는 방산사업부문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주력 신동 가공제품 수주 증가와 판가인상 속에  방산부문도 군용탄, 스포츠탄 등 수주도 증가하면서 전년에 비해 양호한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방산이 차지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나증권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올해 풍산이 매출액 조 3079억 원, 세전이익 21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방산매출액은 내수 3950억 원, 수출 4590억 원 등 8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와 수출 각각 전년 대비 16.7%, 14.1%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2분기 잠정 실적의 경우별도 매출액 8732억 원, 영업이익 736억 원인데 방산 매출액은 2121억 원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방산업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소액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방산부문을 물적분할 한다면 풍산 주식을 굳이 보유할 이유다. 최근 주가 하락은 이런 이유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나간 결과로 풀이된다. 

네이버금융의 풍산 종목토론실에는 풍산 측을 성토하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류진 회장을 비난하는 것은 물론, 멀쩡한 회사를 홀딩스와 풍산으로 쪼개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불만,  소액주주연대 창설을 제안하는 글 등 다수가 올라와 있다. 

풍산이 생산하는 각종 탄약.사진=CNews DB
풍산이 생산하는 각종 탄약.사진=CNews DB

소액주주들은 신설법인의 상장은 '시간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한 소액 주주 A씨는 "신설법인이 언젠가는 상장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풍산 주가를 무겁게 누르는 불확실성이 될 것"이라면서 "모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더라도, 핵심 사업부의 이탈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풍산 측은 물적분할이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풍산은 공시에서 "분할된 회사는 각 사업부문에 집중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사업 재편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풍산은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신설법인의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존속 회사인 풍산과 동시시 상장했을 때 발생하는 '모회사 디스카운트(저평가)' 문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풍산 측은 신설법인인 풍산디펜스는 방산 분야인 화약과 화약 원료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며 탄약(스포츠탄)을 생산·판매하고 존속법인 풍산은 구리와 구리합금소재와 가공품의 제조판매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31일이며, 분할 기일은 12월1일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장 상태가 유지된다면 기존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없어 주가에 부정 측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존속법인 풍산이 신설법인 풍산디펜스의 지분 100%를 갖고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번 기업 분할에 따른  현 시점에서의 기업가치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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