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달러 시대, '원달러'환율 상승 해법없나...138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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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달러 시대, '원달러'환율 상승 해법없나...1380원 돌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9.1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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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3년여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380원선을 돌파했다. 1400원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환율급등은 우리 상품의 달러표시 수출 가격을 낮춰 수출 가격경쟁을 높여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낳지만 동시에 수입가격을 높여 수입물가 상승에 이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 물가안정과 환율상승을 막을 수도 있겠지만 수많은 차주들의 금리 부담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 학부모들이 해외 유학생들에게 보내는 송금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원달러 환율이 7일 1380원을 돌파하면서 1400원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강세가 초래한 환율인상에 대해 한국 금융당국이 할 일은 별로 많지 않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원달러 환율이 7일 1380원을 돌파하면서 1400원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강세가 초래한 환율인상에 대해 한국 금융당국이 할 일은 별로 많지 않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미국의 금리인상발 글로벌 메가달러 시대에 한국이 환율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의 고심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8일 원달러 환율을  전날 종가(1384.2원)에 비해 3.4원 하락한 1380.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에 비해 8.7원 내린 1375.5원에 시작한 뒤 낙폭을 점차 줄이더니 오전 한 때는 1384.3원까지 올라 잠시 상승 반전했다. 이후 다시 하락하며 3원 안팎의 낙폭을 보이다가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환율은 지난 31일부터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환율 수준은 2008~9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과거 발생한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다시 찾아오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당시 모두 환율이 급등한 게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이다. 

환율상승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이은 달러가치 상승이다. 달러가치가 오르면 우리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내려가면서 원달러 환율은 오르게 돼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 6월과 7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연 2.25~2.50%로 올라갔다. 


이어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한 Fed 주요 인사들이 고강도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밝히는 매파성향의 발언으로 달러가치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Fed,는 시장 예상대로 4.0%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과 20일, 60일, 120일 이동평균선. 사진=신한금융투자
원달러 환율과 20일, 60일, 120일 이동평균선. 사진=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김찬희 책임연구원은 8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국이 물가 등 주요지표 발표를 하는 가운데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미국 8월 소비자물가는 헤드라인 기준 물가 안정에도 핵심소비자물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Feddml 긴축 기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찬희 책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면서 "미국의 경기 우위와 Fed의 긴축 경계가 지속되면서 강 달러 흐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환율 급등을 막을 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외환당국이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달러를 시장에 파는 시장 개입에 나서고는 있지만 환율 상승 흐름은 꺾지 못하고 있다. 외환당국이 고공행진하는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은 올들어서 266억9000만 달러나 줄었다.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환율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데 별로 효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올들어 네 차례나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네 차례 모두 환율 상승 흐름을 꺾지 못했다.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서는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등 위기 때마다 원화 급락세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2008년 10월 30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전날(1427.0원)보다 177원이나 급락했다. 2020년 3월19일 미국과 600억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시에도 다음날 코스피가 7.4%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3.1%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즉시 반응했다.

 그렇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은 쉽지 않다. 원화 약세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 통화 대비 강달러에 따른 것인 만큼 통화스와프가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미국이 한국과 단독으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가능성도 낮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상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강달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환율 급등을 막고 한미간 금리역전을 막기위한 한은의 추가 '빅스텝'도 방법이다. 그렇지만 금리인상은 자칫 경기 침체만 가져올 뿐 환율급등을 진정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메가달러 시대 소규모 개방 경제 한국의 선택지는 과연 무엇일까?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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