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쌀 수출 관세 조치, 세계 식량 인플레 가중시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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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쌀 수출 관세 조치, 세계 식량 인플레 가중시키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9.11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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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용 싸라기 수출 금지, 백미와 현미 등에는 20% 관세 부과
쌀 수입국, 태국 베트남, 파키스탄 미얀마로 수입 선회할 듯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국내 식량 안보를 이유로 쌀싸라기 수출을 금지하고 백미와 현미 등에 20% 수출관세를 9일부터 부과하는 수출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쌀관세 상승으로 인도산 쌀 가격이 높아지면 수입국들이 경쟁국인 태국과 파키스탄, 미얀마, 스리랑카로 수입선을 다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싸게 쌀을 공급해온 인도의 이번 조치로 세계 쌀값을 올려 극심한 식품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할 것이라는 염려도 커지고 있다. 

싸라기는 중국 등에 사료용으로 수출되지만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식용으로 수입하고 있는 만큼 사료가격 상승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 식량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세계 쌀 출하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쌀 생산국으로 150여개 국가에 쌀을 수출한다. 인도는 2020~21 회계연도에 88억 달러어치의 쌀을 수출했다. 인도의 

10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인디아와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8일 강수량 부족에 주요 쌀 재배 주의 벼 파종 면적이 줄어들었다며 일부 품종의 쌀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백미(white rice, 현미를 도정해 쌀겨층과 씨눈을 완전히 제거하고 배젖 부분만 남긴 쌀알)와 현미(brown rice, 건조된 볃 낟알에서 왕겨만을 벗겨낸 쌀알) 등 수출관세 20%를 부과하기로 했다. 

인도정부는 또 쌀싸라기 수출도 금지했다.씨라기는 도정시 비정상인  벼알이나  성숙이 제대로되지 않은 것들이 깨지거나 갈라져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인도정부는 그러나 이번 수출제한 조치에서 찐 쌀(parboiled rice)과 향미(basmati rice)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찐쌀은 잘 여문 벼를 물에 불린 뒤 고온, 고압으로 찐 다음 도정한 쌀로 벼가 아닌 일반 쌀을 쪄서 건조한 중국산 찐쌀이나 덜 여문 벼를 가공하는 올벼 쌀과 구별된다.

바스마티 쌀은 낟알이 길고 점성이 약해 밥을 해도 뭉치지 않으며 이름 그대로 꽃과 같은 향기가 있어 먹으면 입안에서 향긋한 풍미가 돋아 인기있는 쌀 품종이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로 생긴 식품 안보를 해결하고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모디 총리 정부의 정책 중 하나로 풀이된다.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에 따르면, 인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4~6%를 훌쩍 넘는 약 7%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앞서 밀과 설탕값이 급등하자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으나 쌀에 대해서는 다른 곡물만큼 가격이 오르지 않아 수출제한조치를 하지 않았다.

전인도쌀수출협회(All-India Rice Exporters Association)의 B.V.크리시나 라오 회장은 이번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인도 수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백미와 현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라오 회장은 "이번 관세로 인도의 쌀 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면서 "바이어들은 태국과 베트남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로 인도의 쌀 수출은 안픙로 몇 달 안에 최소 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게 쌀을 공급해 밀과 옥수수 가격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베닌, 카메룬 등 일부 국가를 지켜준 국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들 국가들이 이번 조치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사료용 곡물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는 중국 역시 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인도 뭄바이의 글로벌 중개업체 딜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인도의 씽크탱크인 국경제관계연구위원회(ICRIER)의 아쇼크 굴라티(Ashok Gulati) 교수는 FT에 "이번 조치 제한 조치는 국내 식량 인플레 억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굴라티 교수는 "인도는 전 세계 쌀 교역의 약 40%를 수출하며 쌀값을 내렸다"면서 "이런 경쟁력의 일부는 비료와 전력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에서 나왔는데 이번 조치는 이런 보조금의 일부를 복원하려는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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