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물가 급등에 한은 다음 달 기준금리 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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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월 물가 급등에 한은 다음 달 기준금리 올릴 듯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9.1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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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을 웃돈 물가 지표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주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나 1%포인트까지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출로 집을 산 '영끌족' 등 대규모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가계 이자 부담은 약 3조 4400억 원 늘어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각)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비해 0.1%, 지난해 8월에 비해 8.3%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블룸버그 집계 월가 예상치 8%를 0.3%포인트 웃돈 것이다.

이에 따라 Fed가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이나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자이언트스텝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중앙금리는 현행 2.25~2.50%에서 최소 3%에서 최대 3.5%로 올라간다.

이 때문에 현재 기준금리가 연 2.50%인 우리나라는 물가를 잡는 것은 물론 한미 금리차이를 축소하고 외국인 자금유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12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11월에도 금통위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어 연말이면 기준금리가 3.00%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은은 13일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연준 등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이 부총재는 "다음 주 미 FOMC 회의에서 75bp(1bp=0.01%포인트) 인상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자본유출입, 원·달러 환율 등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은이 이날 공개한 지난달 25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한은 금통위는 당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추가 인상 시기를 놓고 금통위원 2명이 경기 침체 우려에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금통위원들 간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통위원은 "올해 말까지 남은 두 차례의 회의에서도 지금 예상치 못하는 큰 변화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인상기조를 이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0%까지 올릴 필요가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다른 위원도 "현재의 물가 관련 상황과 더불어 중앙은행의 정책대응이 수요측 물가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당분간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돼 있지 않을수록 공급 충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도 약화돼 향후 더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 차주들의 금리 부담도 커질 게 불을 보듯 훤하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율은 지난 7월 78.4%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초(1월 65.6%)와 비교하면 12.8%포인트가 올라갔다.

헌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 대출 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대출자들이 변동금리 대출을 받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가계대출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1758조 원으로 한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약 3조4455억 원 늘어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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