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보다 고기 많이 먹는 한국...대기업 육류사업 잇따라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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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보다 고기 많이 먹는 한국...대기업 육류사업 잇따라 진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9.14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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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56.5kg, 쌀 54.1kg...간편식·신선식품 배송 급성장 영향

우리 국민들의 주식(主食)이 쌀에서 고기로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올해 육류 소비량이 처음으로 쌀 소비량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육류 수입이 늘면서 값싼 수입 육류 소비가 늘어난 데다, 간편식과 신선식품 배송 발달로 육류 소비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대상그룹, 신세계 이마트, 동원홈푸 등 식품 대기업들은 앞다퉈 육류 가공과 유통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올해 우리 국민들의 육류소비량이 56.5kg으로 쌀 소비량 54.1kg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 한우마을의 한 정육시당에서 나오는 쇠고기.사진=박태정 기자
올해 우리 국민들의 육류소비량이 56.5kg으로 쌀 소비량 54.1kg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 한우마을의 한 정육시당에서 나오는 쇠고기.사진=박태정 기자

14일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올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6.5㎏으로 사상 처음 쌀 소비량(54.1㎏)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1970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2㎏였으나 2000년  31.9kg, 2020년 54.3kg으로 늘어났다. 50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70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0.89kg 늘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평균 1.12kg늘어났다. 특히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1970년 1.2kg에서 2020년 13kg으로 11배 증가했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였는데 2000년 93.6kg 줄었고 2020년에는 57.7㎏으감소했다. 50년 전에 비해 60%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육류 소비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됐다. 미국 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우리나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6만7874t, 16억9033만 달러어치로 집계됐다.

반면 쌀값은 급락하고 있다. 전북도와 농협 등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80kg이 16만7344원까지 하락했다. 1년 전 22만1332원에 비해 75% 수준이다. 쌀 도매 가격도 내렸다. aT에 따르면, 20kg 도매 가격은 14일 4만5650원으로 1년 전(5만6620원)에 비해 약 19.4% 내렸다. 소매가격도 4만8457원으로 1년 전(5만6823원)에 비해 약 14.7% 내렸다.

CJ제일제당의 육가공품 전문 브랜드 '육공육'의 더블에이이징후랑크. 사진=CJ더마켓
CJ제일제당의 육가공품 전문 브랜드 '육공육'의 더블에이이징후랑크. 사진=CJ더마켓

식품 대기업들은 앞다퉈 육류 가공·유통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국내 최대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은 햄,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을 전문 판매하는 브랜드 '육공육'을 통해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대상그룹은 자회사로 육류 가공·유통업체인 혜성프로비젼과 함께 지난 4월 기업간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축산물 유통업체 '크리스탈팜스'를 인수한 다음 흡수합병하고 가공육 사업을 전담하는 '대상델리하임'을 설립했다. 대상은 또 지난 6월 모바일 정육점인 정육 O2O 플랫폼 '고기나우' 사업영역을 전국권으로 확장했다.고기나우는 정육점의 신선한 고기를 1시간 안에 받을 수 있는 정육 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으로,소비자는 고기나우 앱을 이용해 거주지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 위치한 정육점을 직접 비교하고 원하는 고기를 주문할 수 있다.

대상그룹의 모바일 정육점 고기나우. 사진=대상그룹
대상그룹의 모바일 정육점 고기나우. 사진=대상그룹

동원홈푸드는 중간 유통 없이 신선한 고기를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미트큐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산 쇠고기와 돼지고기뿐 아니라 다양한 수입 육류 제품도 모바일로 주문하면 다음 날 바로 배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이지스투자파트너스의 오케이미트 경영권 인수 거래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오케이미트는 냉장·냉동육의 수입과 도소매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호주와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해 국내 유통 업체와 도매상에 판매한다. 이마트외에 롯데와 GS 등 대형마트에 수입 쇠고기를 납품하고 있다. 

대상네트웍스㈜ 기획마케팅팀 현채은 과장은 "고기나우를 더 많은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고객 편의를 위해 판매 상품도 확대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고기나우는 소비자들과 정육점주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지속해서 정육 O2O 플랫폼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헌 전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는 "곡물과 함께 육류가 주식이 된 만큼 수급이나 가격 문제도 이제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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