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통에 1만 원 '금치 시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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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통에 1만 원 '금치 시대' 왔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9.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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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폭우에 따른 고랭지 배추, 무 등 작황 부진결과

배추 한 포기 1만 원 시대가 열렸다. 배추와 무, 당근 등 김치의 재료가 되는 채소류는 9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장김치를 만드는 업체들은 올해에만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김치는 금치가 되고 있지만 없어서 구하지 못하는 '김치대란'도 벌어지고 있다. 폭염과 폭우로 고랭지 배추와 여름 무 작황이 부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치의 재료인 무와 배추, 파,고춧가루,마늘 등. 사진=대상
김치의 재료인 무와 배추, 파,고춧가루,마늘 등. 사진=대상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지난 16일 기준으로 배추의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평균 9821원으로 전날(1만204원)에 비해 3.8% 내렸다. 이는 한 달전(6673원)에 비해 47.2%, 1년 전(5646원)에 비교하면 73.8% 각각 오른 것이다.   

도매가격도 올랐다. 도매가격은 10㎏에 평균 3만294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1만5208원)보다 116.6%나 뛰었다. 한 달 전(1만7576원)과 비교하면 87.4%, 평년(1만6627원) 대비 98.1% 폭등했다.쉽게 말해 두 배가 된 것이다.  

김치 재료인 무 가격도 치솟았다. 무 1개 소매가격은 3908원으로 전날에 비해 0.8% 내렸으나 한 달전(3156원)과 비교하면 23.8%가 올랐고 1년 전(2040원)에 비해서는 91.56% 폭등했다. 역시 두 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무 평균 도매가는 20㎏에 2만8460원으로 1년 전(1만1564원)보다 146.1% 상승해 2.5배 뛰었다. 
aT 관계자는 가격 상승에 대해 "강원산 고랭지 배추 출하 종료기와 태풍의 영향으로 반입량은 소량이어서 가격이 올랐다"면서" 가격상승에 따른 소비부진과 명절 직후 거래 비수기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고가형성에 따른 거래 부진으로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김치업계 1위의 종가집 포기김치와 총각김치. 대상은 10월1일부터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릴 예정이다. 사진=대상/종가집
국내 김치업계 1위의 종가집 포기김치와 총각김치. 대상은 10월1일부터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릴 예정이다. 사진=대상/종가집

김치업계는 가격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치업계 1위인 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의 가격을 평균 9.8% 올릴 예정이다. 종가집은 생산하는 포기김치에 들어가는 배추와 무, 마늘, 고춧가루 부추, 새우와 대파, 양파, 생강, 정제소금을 모두 국산을 사용한다. 

농협중앙회도 '한국농협김치' 가격을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포장김치 업계는 지난 2~3월에 평균 5~7% 가격을 올렸다.

앞서 국내 최대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비비고 김치의 값을 평균 11% 올렸다.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의 마트 가격은 3만800원에서 3만4800원으로 인상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태풍 힌남노 피해로 주요 원재료인 배추, 열무, 마늘 등 가격이 올랐고 특히 배추는 전년 대비 2배가량 올랐다"면서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상 관계자는 "가뭄, 고온, 폭우, 장마 등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원물 가격 상승과 최저임금 지속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포재비용과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배추 가격 상승에 포장김치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달리고 있다. 대상의 '정원e샵'에서는 종가집 김치 상당수 품목이 일시 품절됐다. CJ제일제당 'CJ더마켓'에서도 포기김치 제품 일부를 판매 중단했다.

김치 대란으로 중국산 김치 수입도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산 김치 수입액이 1억986만2000달러로 지난해 1~8월 수입액(8609만9000달러)보다 27.6%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1337만6000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1.4배가량 늘었다.

문제는 폭염과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9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7일 '농업관측 9월호 엽근채소' 보고서에서 이달 배추와 당근, 무, 양배추 등의 도매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추의 9월 도매가격은 10㎏에 2만 원으로 전월(1만4650원) 대비 36.5% 오를 것으로 봤다. 지난해 9월(1만1600원)과 비교하면 1.7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연구원은 다른 농산물도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당근은 20㎏에 6만 원으로 지난달 4만4790원과 비교해 34.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1년 전 2만8920원에 비하면 약 2배로 오르는 셈이다. 무 도매가격은 이달 20㎏에 2만4000원으로 지난달(2만2020원)과 비교해 9.0% 오르고, 양배추 도매가격은 8㎏에 7500원으로 지난달(7140원) 에 비해 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이달 내내 배추와 무값이 오르면서 김칫값도 고공행진을 하면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치는 식당에서 손님이 무료로 추가해달라고 원하는 반찬에서 비싼 값을 주고 사야 하는 '금치' 대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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