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 루비니 교수"길고 험한 침체 온다"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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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 루비니 교수"길고 험한 침체 온다"경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9.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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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가 40% 폭락...현금 보유 조언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doom·파멸)’이란 별명을 얻는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가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읺상을 앞두고 "세계경제가 2023년까지 길고 험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 전 교수는 "미국 증시의 급격한 조정이 2022년 말에 발생할 것"이라면서 미국 주사가 4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전 교수는 현금을 보유할 것을 조언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 사진=CNBC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 사진=CNBC

루비니 전 교수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시한 이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단순한 경기 침체에도 주가가 30% 하락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전세계가 심각한 침체를 겪을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40% 이상 하락할 전망"이라면서 "미국 경제의 경착륙 없이 연방준비제도(Fed)의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경착륙없이는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Fed가 이번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한 뒤 11월과 12월 FOMC에서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연말쯤 미국의 기준금리가 4%~4.25% 범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ed는 20~21일 FOMC를 열고 연방기금금리와 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 전망을 내놓는다.

금융시장에서는 Fed가 이번에 연방기금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2.25~2.50%에서 최대 3.25~3.50%로 올라간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8.3%상승했다. 이는 7월 상승률 8.5%보다는 낮지만 전문가 예상치 8.1%보다 높은 것이다. 식품은 11.4%,에너지는 23.8% 각각 상승했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인상하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미국 노동부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8.3%상승했다. 이는 7월 상승률 8.5%보다는 낮지만 전문가 예상치 8.1%보다 높은 것이다. 식품은 11.4%,에너지는 23.8% 각각 상승했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인상하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미국 노동부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월 상승률 8.5%보다 낮은 8.3%로 떨어졌지만 전문가 예상치(8.1%)를 웃돌았고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6.3%로 7월(5.7%)보다 0.6%포인트 높게 나와 물가 억제 요구 목소리가 높은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에너지 비용은 낮아졌지만 주거비용과 임금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결심하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자금을 빌려 투자를 많이 하는 기술업계의 실적 둔화나 악화를 초래한다. 그렇기에 증시에는 금리인상은 독약과 같은 효과를 낸다. 실제로  금리인상 전망에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3.6% 수준까지 접근하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를 돌파했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앞지르는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되며 경치 침체 우려도 커졌다.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목표금리 상단 추이.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Fed가 6월과 7월 두 차례 0.5%포인트씩 올리면서 연 2.25~2.50%로 올라갔다. 사진=CNN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목표금리 상단 추이.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Fed가 6월과 7월 두 차례 0.5%포인트씩 올리면서 연 2.25~2.50%로 올라갔다. 사진=CNN

이날 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1.01%(313.45포인트) 하락한 3만706.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3%(43.96포인트) 내린 3855.9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에 비해 0.95%(109.97포인트) 하락한 1만1425.05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의 11개 업종 관련주 모두 하락했다. 부동산(-2.57%), 원자재(-1.9%)가 큰 폭으로 내렸고, 그 외 임의소비재 -1.69%, 필수소비재 -0.53%, 에너지 -0.64%, 금융 -1.45%, 헬스케어 -1.16%, 산업 -1.23%, 기술 -0.51%,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61%, 유틸리티 -1.44% 등을 기록했다.

루비니 전 교수는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며,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고 있어 세계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의 높은 부채비율은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리가 오르고 이자비용이 증가하면 '많은 좀비 기관','좀비 가계', 기업과 은행, 금리자 은행과 좀비 국가들이 죽을 것"이라면서 "누가 벌거벗고 헤엄쳤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썰물일 때 누가 벌거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말을 인용한 것으로 성공앞에서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루비니가 경기 침체가 찾아올 것이라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6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한 기고문에서 "경기 침체가 '약하고 짧을 것'이라는 주장은 위험할 정도로 순진한 생각"이라면서 "침체는 길고 고통스러울 것이며 글로벌 증시는 50% 가까이 급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에도 "짧고 얕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 심각하고 길고 지독한 경기 침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세계는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과 금융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비니 전 교수의 충고는 결국 현금을 보유하라는 것이다. 루비니 전 교수는 "이 같은 시기에 되도록 현금을 많이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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