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달러 스와프 재개에 나선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할 때 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데 사들이는 양이 많아 원화값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필요한 달러를 한국은행에서 빌려오고, 원화를 한국은행에 빌려주도록 통화스와프 체결을 협의하고 있다. 환율 시장 상황을 고려해 스와프 체결 시기를 조율할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오전 서울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두 기관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통화스와프를 운용했다가 한은이 외환부족을 이유로 해지를 요구하면서 통화스와프는 종료됐다. 이번에 체결되면 14년 만에 다시 통화스와프를 맺는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는 협의 중"이라면서 "기획재정부와도 같이 상의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조만간 협의돼서 발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국민연금은 필요한 달러를 외환보유액에서 빌려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늘려도 달러를 시장에서 사지 않는 만큼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는 영향을 줄이면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은도 국내에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달러 수요를 줄일 수 있다.
한은과 국민연금이 통화스와프를 협의중인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환율 상승 압박을 키운다는 지적이 많은 데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은 해마다 200억~300억 달러가량을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본 시장의 '큰손'이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시장을 통하지 않고 외환보유액을 이용할 수 있어 투자 제약이 풀리게 된다. 국민연금은 통화스와프와 함께 숙원인 단기외화자금 한도를 늘려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단기외화자금 한도는 현재 분기 평잔 기준 6억 달러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개장하자 마자 1400원을 돌파해 오후 3시5분 현재 전날 종가에 비해 0.92%(12.80원)오른 1408.80원을 기록중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