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국민연금, 1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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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국민연금, 1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합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9.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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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고공행진을 하자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100억 달러 한도로 통화 스와프 체결에 합의했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를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에서 조달하는 대신 원화를 한은에 빌려주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대규모 해외투자를 위해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조달하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두 기관간 통화스와프는 국민연금의 대규모 외화 환전 수요를 줄여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환율은 23일 전날 종가(1409.7원)보다 0.40원 하락한 140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은 23일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외환스와프(FX Swap) 거래를 하기로 했다"면서 "계약서 체결 등 남은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속히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서울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한은과 국민연금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통화스와프를 운용했다. 이번에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14년 만이다.

양측은 2005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가 2008년 외환위기 때 조기에 해지했다. 당시 한국은행이 외환 부족을 이유로 조기 청산 권한을 행사한 것인데, 이번의 경우 양 기관 모두 조기 청산 권한이 없다.

900조 원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해마다 약 300억 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데 필요한 달러를 국내 시장에서 조달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긴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해당 통화스와프 거래는 올해 연말까지 1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이뤄진다. 건별 만기는 6개월 또는 12개월이다. 만기 연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 조기청산 권한은 양측 모두 갖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국민연금 통화스와프 구조.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국민연금 통화스와프 구조. 사진=한국은행

스와프 거래는 국민연금이 거래일의 매매기준율을 적용한 원화를 외환당국에 지급하고 달러를 확보한 뒤 사용하다가 만기일에 스와프포인트를 감안한 선물환율을 적용한 원화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스와프포인트 마이너스로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면 국민연금이 받게 되는 원화 금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해외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일으키면서 원화 절하 압력을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국민연금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해외투자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외환당국에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이번 계약을 통해 거래 상대방 위험 없이 해외투자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 만큼 현물환 매입 수요가 완화돼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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