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무기를 재활용하는 데 도가 트인 나라다. 수명이 다 된 무기는 봉인해 창고에 보관하거나 수명을 연장해 사용한다. F/A-18 수퍼호넷도 그런 무기 중의 하나다. 미국 해군과 보잉은 수퍼호넷의 수명을 연장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신품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전투기를 확보한 것이다. 4.5세대 전투공격기였던 수퍼호넷은 이제 최전방에서 정보를 수집(센싱)해서 후봉에 알려주는 통신기능을 갖춘 센서노드(Sensor Node)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9일 미국 국방부와 보잉에 따르면, 보잉은 수명연장 계획(Service Life Modification.SLM)에 따른 수퍼 호넷 1호기를 미국 해군에 인도했다. 보잉은 이달 말 2호기를 인도하고 4월에 3호기를 인도하는 등 5대를 더 인도할 계획이다.
SLM에 따라 인도한 수퍼 호넷 전투기는 서비스 수명이 6000시간에서 7500시간으로 연장한 것이다.
현재 세인트 루이스와 샌 안토니오 생산 라인에는 15대의 수퍼 호넷이 개조작업을 받고 있다. F/A-18 개조를 완료하는 데는 18개월이 걸리지만 SLM이 진행됨에 따라 1년까지 시간이 단축된다고 보잉은 설명했다.
이번 개조작업으로 F/A-18 수퍼호넷은 앞으로 수십년 간 더 현역에 복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잉은 덧붙였다.
2020년대 초 이뤄질 수정계획은 전투기 비행 시간을 1만 시간으로 늘리고 새로운 블록 III 기능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보잉은 강조했다.
블록 III변환에는 향상된 네트워크 성능, 컨포멀 연료 탱크, 첨단 조종석 시스템, 형상 개선과 향상된 통신 시스템이 포함된다. 기체 상부(숄더)에 설치는 컨포멀 탱크는 3500파운드의 연료를 탑재하며 항력을 줄이는 게 특징이다. 조종석에는 가로 10인치 세로 19인치 터치스크린이 설치돼 임무컴퓨터가 생산하는복수의 장거리 표적을 탐지, 추적, 겨냥할 수 있도록 한다. 항공기 수명도 9000시간 이상으로 늘어난다.
블록2 적외선추적장치(IRST)는 재밍당할 염려가 있는 레이더에 의존하지 않고 장거리에서 표적을 탐지, 추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장치 덕분에 수퍼호넷은 전장 네트워크 상의 센서노드(Sensor Node)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현용 수퍼호넷은 4.5세대 함재기이자 전투기, 공격기다. 1999년부터 미국 해군에 실전배치되기 시작했으며 2006년부터 F-14D 톰캣을 대체했다. 그간 400여대가 생산됐다.
수퍼호넷은 조종사 1명이 타는 E형과 2명이 타는 F형이 있다. E형은 길이 18.31m, 높이 4.88m, 날개 너비 13.62m다.
보잉에 따르면, 자체 무게 14.5t, 최대 이륙중량 29.9t의 함재기다.추력 1만7000파운드의 엔진 두 개를 장착해 속도는 마하 1.6이다. 전투작전반경이 722km다.
레이시온의 APG-73 레이더나 APG-79 에이사 레이더를 탑재한다.
임무에 따라 다양한 무기로 무장한다. 총 11개의 무기 장착대에 최대 8.1t의 무기를 싣는다.
공대공 임무의 경우 단거리 AIM-9 사이더 와인더 4발, AIM-7 스패로우 4발, 중거리 미사일 암람 AIM-120 12발로 무장한다. 공대지 임무나 공대함 임무에는 공대함 미사일 하푼, 공대지 레이더 파괴 미사일 함, 합동직격탄(JDAM) 등의 각종미사일을 장착한다.
미국과 호주, 쿠웨이트가 운용한다.
미 해군 스티븐 메이 E/F/G 항공기 공동리더는 "SLM은 해군이 오래 사용하는 항공기를 재활용해 거의 새로운 상태로 항공기 편대에 복귀하도록 하는 중요한 자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기업 내 유지 관리, 공급 시스템과 창고 수준의 자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