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절대 안 돼" 풍산 노조·소액주주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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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절대 안 돼" 풍산 노조·소액주주 반발 확산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9.27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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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이 방산 부문을 떼어내 별도 회사를 신설하는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데 대해 소액주주는 물론 노동조합이 반대하고 나섰다. 풍산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류진 회장은 출장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후 3시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풍산빌딩 앞에서 노조원들이 물적분할 반대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26일 오후 3시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풍산빌딩 앞에서 노조원들이 물적분할 반대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지난 26일 오후 3시께 서울 서대문구 소재 풍산빌딩 앞에서는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과 풍산노동조합원들이 모여 물적분할 반대 집회를 가졌다. 각 지역에서 올라온 노조원 10여명이 풍산 사옥 안팎에 모였다. 

노조는 "대주주 배만 불리는 물적분할 철회하라. 회장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신동과 방위사업을 하는 풍산은 지난 7일 방산 부문을 물적분할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기존회사)의 주요 사업부를 분리해 자회사를 설립하고 신설한 자회사의 주식 전부를 소유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분할하는 제도다. 사업부가 포함된 모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사업부가 분리돼 분리상장될 경우 투자손실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분할 방식이다. 

풍산은  10월31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이 통과되면 12월 1일 방산 사업을 전담하는 '풍산디펜스'(가칭)를 출범시키되 비사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풍산 측은 사업부문별 전문성 강화와 경쟁력 제고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물적분할을 통한 독립적인 경영구조로 1사 2사업부 체제의 한계를 타개해 중장기적 기업가치 증대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풍산빌딩 건물 벽에 금융감독원에 물적분할을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서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풍산빌딩 건물 벽에 금융감독원에 물적분할을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서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문제는 소액주주들과 노조원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의 분사로  방산부문에 대한 직접투자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견해다.

온라인 종목 토론방 등에서 풍산 소액주주들은 "소액주주 지분을 모아서 물적분할을 취소 시켜야 한다", "모기업 주주가치 훼손이 없다지만 주주가치 훼손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꼼수공시로 주주를 배신했다", "풍산 회장을 국금증인으로 반드시 출석시켜라" 등의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이에 대해 풍산 관계자는 "노조는 시위를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 노조는 물적 분할을 반대한다는 주장이지만 일정대로 분할은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풍산빌딩 도로에 노동자 임원선거에 물적분할 기밀을 유출한 풍산 경영진 색출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풍산빌딩 도로에 노동자 임원선거에 물적분할 기밀을 유출한 풍산 경영진 색출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금속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은 LG화학 분할 사례에서 보듯 신설법인 상장 시 기존 주주 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반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물적분할 규제방안 발표후 물적분할을 공식화한 것은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마포구 상장회사 회관에서 열린 상장기업 유관기관 간담회에서  "물적 분할뿐 아니라 기업의 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일반주주의 권익이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면서 "기업도 내부자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유념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풍산은 전날에 비해 2.12% 빠진 2만5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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