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9월 외환보유액 197억 달러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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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9월 외환보유액 197억 달러 줄어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10.06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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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14년 만에 최대 감소
환율 치솟자…외환당국 시장 개입 확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9월에만 약 197억 달러 줄었다. 올들어 9개울 동안 무려 463억 5000만 달러가 줄었다. 9월 감소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이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400원을 넘어 가파르게 치솟자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풀어 환율 방어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 '킹달러' 현상이 지속되면 외환당국의 시장개입도 지속될 것인 만큼 앞으로 외환보유액이 더 줄어들 공산이 크다.

미국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외환당국이 시장에 달러를 파는 개입을 단행하면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9월 약 197억 달러 줄었다. 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에 미국 달러는 초강세를 보이면서 '킹달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 은행원이 달러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 CNews DB
미국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외환당국이 시장에 달러를 파는 개입을 단행하면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9월 약 197억 달러 줄었다. 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에 미국 달러는 초강세를 보이면서 '킹달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 은행원이 달러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 CNews DB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2년 9월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196억6000만달러(약 27조 원)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74억2000만 달러) 이후 역대 두번째다.

지난 8월 외환보유액 감소폭인 21억8000만달러의 약 9배에 이른다. 

지난달 외환보유액 중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3794억1000만달러로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한 달 사이 155억3000만 달러 줄었다. 이어 예치금 141억9000만 달러(3.4%),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141억5000만 달러(3.4%), 금 47억9000만 달러(1.2%), IMF포지션 42억3000만 달러(1.0%)로 나타났다.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4631억 2000만 달러)에 비해 463억 5000만 달러가 준 것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과 추이. 사진=한국은행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과 추이. 사진=한국은행

올해 8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8위로, 7월에 비해 한 계단 상승했다. 주요국이 강달러 폭주에 맞서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시장 개입이 늘면서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이 일제히 감소한 덕분이었다.

1위 중국은 3조549억 달러로 한 달 동안 492억 달러 줄었다. 2위 일본은 1조2921억 달러, 3위 스위스는 9491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9월 외환보유액 감소와 관련해 자료에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달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과 7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등  고강도 긴축에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말 기준 112.25로, 8월(108.77)보다 3.2% 올랐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지난달에만 약 3.2% 올랐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1400원을 돌파했다.

외환당국이 달러화 독주 현상인 '킹달러(King Dollar)'의 여파로 연일 추락하는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내다팔면서 외환보유액 월간 감소폭도 올 들어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김상훈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안팎에서 움직인 올해 2분기에만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서 154억90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1분기에도 같은 이유로 83억11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올해 상반기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규모는 총 237억2000만 달러였다.

9월을 포함한 올 3분기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 속도가 빨라진 만큼, 외환당국의 개입액이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연말까지 환율 변동성이 커지거나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개입을 단행할 태세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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