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RBM 발사, 핵실험 향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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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RBM 발사, 핵실험 향한 수순"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0.06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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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일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 발사

북한이 6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4일 오전 일본을 넘어 태평양까지 날아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이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는 7차 핵실험을 향해 도발 수위를 높이는 수순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일본의 방위력 증가를 재촉하고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실험과 폭발력 증가 추이. 사진=CSIS
북한 핵실험과 폭발력 증가 추이. 사진=CSIS

합동참보본부는 이날 오전 6시 1분경부터 23분경까지 북한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350여km, 고도 80여km, 속도 마하 5였으며, 두 번째 미사일은 비행거리 800여km, 고도 60여km, 속도 마하 6으로 탐지됐다고 합참은 밝혔다.

일본 정부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확인했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이 오전 6시쯤 내륙에서 동해 쪽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면서 "낙하 지점은 두 발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4일 오전 화성-12호로 추정되는 IRBM을 동해쪽으로 발사했는데 이 미사일은 일본 북부 영공을 통과해, 역대 북한 발사 미사일 중 최장 비행거리인 4500여 km를 날아가 태평양에 낙하했다.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연이어 4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4일에는 IRBM을 발사했다.김정은은 이미 올해 들어서만 39발의 탄도미사일과 수 차례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4일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단계적으로 증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7차 핵 실험을 향해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시작해 이번에 중거리 시험 발사를 했고 앞으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수 있으며, 분명하게 핵 실험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번 발사는 북한의 추가 핵 실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데 동의했다. 

북한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상공을 넘어 IRBM을 쏜 결정은 도발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는 연속 선상에 있으며, 결국은 추가 핵 실험을 향해 서서히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그는해석했다. 

 북한탄도미사일 사거리. 사진=헤리티지재단
 북한탄도미사일 사거리. 사진=헤리티지재단

또 태평양으로 4000km 이상을 날려보낸 것은 '화성 12호'로 추정되는 이 미사일의 타격 목표가 미국령 괌이란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괌까지 갈 수 있는 비행거리를 가졌기 때문에 미사일은 괌의 미군기지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핵탄두 탑재도 가능한 것으로  클링너 연구원은 평가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는 현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행동에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초 동해로 시험 발사한 화성 12호 IRBM과 달리 이번 것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며, 이는 김정은이 지금 미사일 프로그램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에 안전한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북한이 일본 상공을 넘어 미사일을 쏘았기 때문에 향후 일본과 한국 모두의 안보 전략에 더 많은 상호 협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일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특히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의 이런 행동은 일본 국민이 더 강한 안보와 국방 예산, 안보 협력 등으로 대응하도록 만들어준다고 스나이더 연구원은 지적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일본 전문가 로버트 워드 선임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패권 행보로 방위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본에서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행동이 이를 촉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워드 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일본에서 더 빠른 개혁과 더 큰 (국방) 예산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이모어 전 NSC 조정관은 이런 상황을 오히려 한일 양자 협력과 한미일 3각공조를 더 강화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의 위기는 일본과 한국 내에서 미한일 3국이 공통의 안보 위기에 함께 대응할 시기가 왔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 역시 이번 기회에 3국 통합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제대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각 미사일 방어 사령부'나 방어 체계를 구축한다면 매우 획기적인 대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실화한다면 이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지지 세력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스나이더 연구원은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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