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50~1500원 시대, 외환보유액 충분한가
상태바
환율 1350~1500원 시대, 외환보유액 충분한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10.07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가 "강달러 압력 재개 가능성" vs 한은 "외환보유액 충분"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로 강(强)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7일에는 전날에 비해 10원 오른 1412.40원에 마감했지만 향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으로 강달러 압력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1개월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환율 안정을 위한 금융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도 커졌다. 외환 당국이 9월 달러화 매도에 나서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197억 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올들어 환율급등을 막기위한 시장 개입 여파로 외환보유액은 463억 달러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위기 시 최후의 보루가 될 외환보유액이 적정한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과 추이. 사진=한국은행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과 추이. 사진=한국은행

신한금융투자의 김찬희 책임연구원과 하건형 연구원 등은 7일 외환시장 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 우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달간 원달러 환율 밴드를 1390~1500원으로 제시했다.

김찬희 연구원 등은 9월 말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른 데는 대내외 요인이 복합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대외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강 달러 압력이 확대됐고 한국 펀더멘탈 요인 역시 추가로 악화됐다는 것이다. 한국 9월 일평 균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 증가에 그쳐 감소 전환이 임박했고 무역적자 또한 6개월째 이어졌다. 포트폴리오 수급상 국채선물 시장에서 9월 중 외국인 투자자 들의 순매도세가 이어진 점도 원화 약세를 뒷받침했다고 김찬희 책임연구원은 밝혔다.

김찬희 책임연구원은 대외로는 10월 중 Fed의 긴축에 대한 경계가 재차 고조돼 강 달러 압력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또 대내 요인의 개선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4분기 수출 감소 전환이 확실시되고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있어 무역적자가 재차 확대될 우려가 있으며 역대 수준으로 높아진 레벨에 달러 유동성 경색에 대한 경계 또한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환보유고와 단기외채 비율 등 현시점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채권 자금 이탈이 심화될 경우 유동성 압박이 가시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3.00~3.25%이며 한국은 연 2.50%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은 9월 말 현재 4167억 7000만 달러다. 8월에 비해 196억6000만 달러 가 줄었다. 특히 유가증권이 155억 3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지난해 말과 견줘서는 463억 5000만 달러가 감소했고  정점인 지난해 10월 말 4692억1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9월 말까지 1년새 524억4000만 달러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Fed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이 강한 상황에서 한은이 계속해 9월과 같은 강도로 시장에 개입할 경우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 붕괴는 시간문제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백브리핑에서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들더라도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과 괴리돼 환율이 오를 경우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금화 국장은 "한은과 정부는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 "외환보유액은 과거 가장 큰 폭의 감소가 있었던 시기(2008년 10월)와 비교해 두 배가 많다. 충분한 규모다. 저희가 해야 할 일은 해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오 국장은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로는 선진국이지만 금융시장은 아직 신흥국 아닌가. 외환보유액은 어느 정도 수준이 적절한가'는 질문에 "외환보유액의 적절성은 단기 충격이 있을 때 충분한 규모의 예비적 외환을 보유했는지로 따지는데 이에 적절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우리나라가 순대외채권국이며 외환보유액 뿐 아니라 민간이 보유한 외화자산도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내총생산(GDP)의 37%가 대외자산이다. 오 국장은 "외환보유액이 대외 충격에 대한 완충 작용을 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이라면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달 말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동일 신용등급 국가에 비해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