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아카데미 역사 새로 썼다
상태바
봉준호의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아카데미 역사 새로 썼다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2.10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까지 품으며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진 샘 멘더스 감독의 '1917'를 제치고 이변을 일으켰다. 한마디로 아카데미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고 미국의 CNN은 평가했다.

봉준호 감독. 사진=유에스에이투데이
봉준호 감독. 사진=유에스에이투데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1917'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 등을 제치고 작품상을 받았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주요 장면. 사진=CNN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주요 장면. 사진=CNN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분) 가족의 삶을 그린다.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가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는 학력조작으로 글로벌 IT기업 CEO의 딸 과외를 한다.

과외를 하는 기우는 박사장의 부인 연교(조여정)가 아들의 천재 미술실력을 지도해주실 분을 구하고 있던 중 기우가 연교를 속여 자기 동생 기정(박소담)을 소개한다. 기정과 기우는 사기극을 벌여 부모님까지 박사장 집으로 끌어들이면서 온 가족이 박사장 집에서 일을 하게 된다.  기우는 친구 민혁과의 약속을 어기고 박사장의 딸과 사랑을 나누고  두 가족의 만남을 시작으로 사건이 이어진다.  기정과 기우의 사기극으로 쫓겨난 아주머니 문광(이정은)은 박사장 집에 무엇인가를 숨겨두고 찾으러 오는데 이 때 모두가 가족인걸 알고 문광은 기택의 가족을 협박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빈부격차를 압축해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생충 출연 배우들이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맨 왼쪽이 배우 송강호. 사진=차이나데일리
기생충 출연 배우들이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맨 왼쪽이 배우 송강호. 사진=차이나데일리

작품상 호명 직후 '기생충'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할 말을 잃었다. 상상도 해 본적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져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뭔가 굉장히 의미있고 상징적이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 이러한 결정을 해준 아카데미 회원들의 결정에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더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제치고 감독상을 거머쥐는 이변을 일으켰다.

한국 영화 최초의 수상이자, 아시아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끝났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국 영화는 아카데미상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1962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감독 신상옥)가 아카데미 문을 처음 노크한 이후 매년 출품됐지만 최종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2018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이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에 든 것이 가장 좋은 성과였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기생충'이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감독상까지 거머쥐면서 한국영화계는 경사를 맞았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