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물가에 한국은행 12일 '빅스텝'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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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물가에 한국은행 12일 '빅스텝' 밟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10.10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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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이자부담 12.8조원으로 15개월 사이 4.7조 증가

물가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한국은행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가장 높은 9.0%를 기록했고 서비스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4.2% 올라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물가가 5.6% 상승한 데 이어 내년까지 물가상승률이 5%대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역대 두 번째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네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한미간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 가계대출의 취약 고리로 꼽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이자 부담이 17조5000억 원으로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온 게 한은의 부담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리정책과  거시금융정책을 이끄는 두 수장의 고심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기획재정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리정책과  거시금융정책을 이끄는 두 수장의 고심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기획재정부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연다.

한은 현행 연 2.5%인 기준금리를 3.0%로 0.50% 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은이 12일 빅스텝을 단행하면 7월에 이어 사상 두 번째 0.50% 인상이며 역대 처음으로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당국은 5%대의 물가인상률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며 긴축 기조를 통한 물가 안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6% 올라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물가인상률은 잡히지 않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내년 1분기까지 물가상승률이 5%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5.6% 상승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사진=통계청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5.6% 상승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사진=통계청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Fed의 기준금리는 연 3.00~3.25%인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그대로 두고 11월 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 올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연 3.50~3.75%, 0.75%포인트 올릴 경우 기준금리는 연 3.75~4.00%로 올라간다. 한미간 금리차는 현재 최대 0.75%포인트에서 1.25%포인트~1.50%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이날 오전 3시 기준 81.1%에 이른다.

 한은이 12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에 그친 뒤 Fed가 자이언트스텝에 나서면 양국의 금리 차이는 현재 0.75% 포인트에서 최대 1.25% 포인트로 벌어진다. 한은이 빅스텝을 하고 Fed가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다면 양국간금리차이는 0.75%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더 커진다. 금리차이를 그대로 두면 외화자금 유출에 따른 환율급등, 이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국내물가 상승의 악순환 고리가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금리를 올리면 변동금리 계약을 한 주택담보대출 차주, 금융취약자로 분류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주택시장이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현행 2.50%에서 3.00%로 0.50%포인트 인상될 경우 자영업자 가구의 가계부채 이자는 17조526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오르고 변동금리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74.2%라고 전제해 추산한 값이다. 가구주의 종사상 지위가 자영업자인 가구로 한정했다.

김 의원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0.50%로 떨어진 시기(2020년 5월~2021년 8월)에 속하는 2021년 3월 말 기준 이들의 가계부채 이자액이 12조8111억 원 수준이었는데 15개월 만에 자영업자 가게부채 이자가 4조 7152억 원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고심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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