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3%대, 대출금리 7%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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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3%대, 대출금리 7%대 시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10.1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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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뛰고 고물가 고착화 우려...11월 빅스텝엔 이견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연 3%로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했다.금융시장에선 한은이 당므달에도 또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연 3%대, 대출금리 연 7%대를 넘어 8%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역대 두 번째로 빅스텝을 결정했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부터 세차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을 결정해 기준금리가 연 3.00~3.25%로 올라가면서 한미간 금리차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 고(高)물가 고착화 우려, 환율 안정 필요성을 두루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은은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이번에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연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한은은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이 이번 빅스텝으로 미국과 금리 격차를 좁히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된 외국 자본의 유출을 억제하는 한편, 파죽지세인 원·달러 환율 상승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올라 많은 빚을 내 집을 사거나 투자하고,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차주들의 부담과 부실 위험 또한 커진다. 현재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은 7%대를 넘어 연내 8%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출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4.89~7.176%로 7%대를 넘어섰다. 변동금리도 4.40~6.848%로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부채가 많은 고위험 가구가 부실에 빠질 가능성도 커진다.  한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모두 38만 1000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3.2%를 차지한다. 이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 4000억 원에 이른다. 고위험 가구보다 다소 범위가 넓은 '취약 차주(대출자)'의 비중(전체 대출자 기준)은 올해 2분기 말 현재 6.3%로 집계됐다.

두 달 만에 기준금리가 1.0% 포인트 오른다면 취약 차주의 이자 증가 폭은 7000억 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점도 걱정거리다. 저소득층(하위 30%) 7000억 원, 중소득층(30~70%) 1조 7000억 원, 고소득층(상위 30%) 4조 1000억원이다. 빅스텝으로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는 평균 32만 7000원 증가한다. 취약 차주가 25만 9000원, 비취약 차주가 33만 2000원씩 더 내야 한다. 1.0% 포인트 뛰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 추가 부담액은 65만5000원, 취약 차주의 경우 51만 8000원으로 증가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0.25%포인트로 축소됐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3~3.25%다. Fed가 올해 남은 두 차례의 회의에서 빅스텝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이 높다. 11월과 12월 각각 0.75%,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경우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4.5%에 이른다.

남은 것은 한은이 다음달에도 빅스텝을 단행하느냐다. 신한금융투자의 안재균 연구원은 이날 "높은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11월에도 연속으로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말했다.이렇게 되면 한은 기준금리 상단은 3.50%에 도달해 한미 양국간 금리차이는 1%포인트로 다시 확대된다. 외국 자본 유출이 걱정되는 대목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김예인 연구원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Fed의 속도 조절이 상되는 만큼 한국은행 빅스텝은 이번이 마지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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