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A2AD '장거리순항미사일'... 패트리엇 등에 취약
상태바
북한판 A2AD '장거리순항미사일'... 패트리엇 등에 취약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0.14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서해로 발사하며 사흘 만에 또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 미국의 한반도 전개 주요 전략자산이 집결해 있는 미국령 괌을 순항미사일을 이용한 정밀한 핵 타격권에 두고 있다는 점(A2AD) 전략의 일부로 풀이된다.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사시 미군 전력의 한반도 접근을 차단하려는 북한식 반접근지역거부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같은 큰 파괴력은 갖추지 못했지만 장거리 정밀타격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저고도 비행을 하지만 속도가 느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나 패트리엇(PAC-3) 미사일에 요격되기 쉬운 취약점도 있다.

북한 순항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과 천궁 지대공 미사일. 사진=국방부
북한 순항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과 천궁 지대공 미사일. 사진=국방부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전술핵 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발사된 2발의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은 북한의 서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과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1만234초를 비행해 2000km의 표적을 명중타격했다고 이 매체들은 주장했다.

김정은은 "임의의 시각에 도래하는 그 어떤 엄중한 군사적 위기, 전쟁 위기도 단호히 억제하고 주도권을 완전히 쟁취할 수 있게 핵전략 무력 운용공간을 계속 확대해나가야 한다"면서 "국가핵전투 무력의 무한대하고 가속적인 강화 발전에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보름간 7차례 벌인 탄도미사일 도발이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이었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공개 발사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1월 순항미사일의 경우 북한은 발사 사흘 뒤 보도를 통해 9137초를 비행해 1800km 계선의 목표 섬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이번에 사거리가 200km 정도 더 늘어났다.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사진=레이시언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사진=레이시언

북한대학원대학교의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발표한 비행거리 2000km는 우리가 보유한 현무3를 웃돌며 이번 발사가 타원과 8자형 비행궤도를 그렸다는 점에서 실제 최대 사거리는 미국의 토마호크순항미사일(최대사거리 2500km)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비행 속도 역시 북한의 발표만으로는 마하 0.57~0.58로 토마호크(마하 0.72)보다 느리지만 타원과 8자형 비행의 평균속도라는 점에서 실제 제원 상 비행속도 역시 토마호크와 비슷한 마하 0.7(시속 800~900km)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우리군이 실전배치한 현무-3C의 사거리는 최대 1500km로 알려져 있다. 길이 6.2m에 총중량 1.36t이며, 재래식 탄두 중량은 500kg이다.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계획의 핵심 무기다. 

김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지난 1,2차 시험 발사 시에 단순히 '장거리순항미사일'이라고 한 것과 달리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이라고 언급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전투무력의 고도의 반응능력이 입증됐고 핵전략무력운용공간을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에서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 운용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탄도미사일과 비교해 순항미사일은 탄두의 중량을 무겁게 할 수 없어 사진 상으로 북한의  순항미사일 역시 토마호크/현무3와 비슷한 0.5t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현재까지 6차례 핵실험 결과를 토대로 축적한 북의 핵탄두 경량화와  소형화 기술 수준을 고려했을 때 추가 핵실험 없이도 이정도 수준의 핵탄두는 제작 가능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단순히 핵탄두 탑재나 거리적인 측면에서만 전략이란 단어를 쓴 것이라기보다 미국의 한반도 전개 주요 전략자산이 집결해 있는 미국령 괌을 순항미사일을 이용한 정밀한 핵 타격권에 두었다는 점에서 전략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행속도가 음속 이하라는 점에서 요격가능성이 높겠지만 북한이 한 가지 미사일을 차량, 기차, 잠수함, 저수지에서 쏘는 기발함을 생각한다면 전략이라는 단어까지 쓴 순항미사일 역시 북한판 A2/AD차원에서 다양한 운용 방안을 모색하고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외관상 1월 미사일과 같은 기종으로, 더 오랜 시간과 더 긴 거리를 비행할 수 있도록 연료 탑재량을 늘리는 등 조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연료통을 늘려서 멀리 보낸 것 같지만 엔진 자체의 수준은 크게 좋다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