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에서 팔라듐 분리막 이용, 고순도 수소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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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에서 팔라듐 분리막 이용, 고순도 수소 뽑는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0.25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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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술연구원, 통합형 분리막 반응기 개발
수소 분리막 이용 암모니아 분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수소 생산

수소를 얻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물을 전기분해에서 음극에서 수소를 얻거나  천연가스(메탄)과 수증기를 접촉 반응시켜 수소를 추출하고 얇은 분리막을 통해 혼합가스에서 수소만을 분리해서 추출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만들 때 수소의 순도가 낮으면 산소와 반응해 폭발 위험이 따른다. 석유화학 부산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은 가장 싸게 수소를 얻는 방법이지만 원료가 한정되고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메탄 수증기 변환기술은 700~900도의 고온을 유지하고 분리 정제 공정을 따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저압, 고온에서 액체이며 액화 저장과 운송이 용이한 암모니아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아왔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이다.  

국내 연구팀이 팔라듐 분리막을 이용해 암모니아에서 99.99%의 고순도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팔라듐은 에너지와 환경 촉매로 가치가 높아져 백금은 물론 금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귀금속이다. 팔라듐은 수소를 흡수하고 방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팔라듐 분리막 기술은 기존 공정과 달리 분해와 동시에 정제가 이뤄져 수소 생산 경제성을 높인 기술로 평가된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국산화에 성공한 팔라듐 복합 분리막(위)과 하루 2kg의 수소 생산이 가능한 분리막 반응기(아래).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국산화에 성공한 팔라듐 복합 분리막(위)과 하루 2kg의 수소 생산이 가능한 분리막 반응기(아래).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온에너지전환연구실 이신근 책임연구원팀은 암모니아를 수소로 분해하고 동시에 정제가 가능한 반응기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저온 촉매-분리막 복합 암모니아 개질 기술은 섭씨 500도 이하의 저온에서 팔라듐 분리막 반응기를 이용해 암모니아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촉매를 이용한 분해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 반응은 400도 이상에서 95% 이상이 분해되지만 상용 촉매의 활성이 낮아 분해율을 높이기 위해 600도 이상으로 온도를 올려야 한다. 또한 고순도 제조를 위해 압력스윙흡착(PSA)으로 질소를 제거하는데, 질소만 흡착할 수 있는 흡착제의 한계로 고순도 생산이 어렵다.

연구진은 팔라듐 분리막과 암모니아 분해 촉매로 100도 이상 이상 낮은 온도에서 암모니아를 98% 이상 분해하는 동시에 정제가 가능한 일체형 분리막 반응기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 추출을 위한 반응기는 암모니아를 분해하는 반응기와 PSA TSA(온도변동흡착)로 정제를 하는 기술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PSA, TSA 정제기술 없이 수소 분리막을 사용해 수소 생산과 동시에 정제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수소를 생산과 동시에 정제해 평형반응에서 생성물 제거효과로 '르 샤틀리에' 원리에 의해 분해온도를 낮춤과 동시에 고순도 수소 생산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팔라듐 분리막 구조.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팔라듐 분리막 구조.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분리막 반응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리막의 성능과 가격이다. 연구진은 팔라듐 분리막의 한계로 꼽힌 비싼 가격과 치밀한 제조가 어려운 문제를 '무전해도금법'을 개선해 극복했다. 이 기술은 표면적이 넓은 튜브형 지지체 위에 아주 얇게 팔라듐을 고팅하는 복합막 공정의 핵심 기술이다.

기존 무전해도금방식으로는 팔라듐의 사용율이 80%를 넘지 못해 버려진 팔라듐을 다시 회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팔라듐 99.5% 이상을 한 번에 사용하면서도 기존 포일형태의 분리막보다 무려 3~5배 얇은 5마이크로 미터 이하의 두께로 팔라듐을 코팅해도 고순도 정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세라믹과 팔라듐 코팅을 입힌 원통형 금속체.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세라믹과 팔라듐 코팅을 입힌 원통형 금속체.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금속지지체를 사용하는 복합막 핵심 기술중 하나는 세라믹을 매우 얇게 고팅하는 '블로윙코팅기술'이다. 원통형 금속 표면에 세라믹을 얇게 코팅하는 기술이다.이 기술은 원통형 금속 표면에 머리카락 1000분의 1보다 얇은 두께로 세라믹 막을 깔끔하게 코팅한다. 

연구진은 이런 기술을 적용해 팔라듐 사용량은 절반 이하로 줄이면서 500도 이하 저온에서 수소추출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다수의 분리막을 반응기에 장착해 실험한 결과 반응기 온도를 100도 이상 낮췄지만 98%의 분해율, 93% 이상의 수소 회수율로 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하루에 2kg 이상 생산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했다. 

이번에 개발한 분리막은 대면적이면서 이미 개발돼 있는 분리막들에 비해 면적 대비 수소 생산량이 2배 이상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연구원 측은 자평했다. 분리막 개수를 증가시킴으로써 수소 생산량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에너지연은 내다봤다. 

이신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신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신근 박사는 "분리막 반응기를 사용하여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은 분해반응과 수소정제을 하나로 집약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호주,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 수년 전부터 활발히 연구중인 공정집약형 차세대 기술"이라면서 "기술 선진국을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분리막과 공정집약 연구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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