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증가와 수요감소로 하락하는 커피 선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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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증가와 수요감소로 하락하는 커피 선물 가격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10.27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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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2022/23 커피 수확량 추정치 5730만 백으로 하향
가뭄 서리 등에 따른 작황 악화 반영

전세계 커피 생산량 증가와 수요감소가 맞물리면서 커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베트남의 로부스타 커피 수출이 급증하는 등 전세계 공급량이 늘고 있는데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커피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브라질의 수출이 늘어난 반면,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감소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브라질의 2022/23 판매연도 커피 수확량 추정치를 5730만 백(60kg들이)으로 소폭 낮춘 것은 커피 가격 하락을 막고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 커피 농부가 커피를 쏟고 있다. 사진=커뮤니카페닷컴
브라질 커피 농부가 커피를 쏟고 있다. 사진=커뮤니카페닷컴

27일 바차트닷컴(barchart.com)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12월22일 만기 인도분(KCZ22)은 전날에 비해 3.26%(6.05센트) 내린 파운드당 1.7975달러에 , 1월 인도 로부스타(RMF23)은 3.75%(73센트) 하락한 파운드당 1.875달러에 마감했다. 두 선물계약 모두 이틀 연속 내렸다.

이로써 아라피비카 선물가격은 14개월 사이 최저가에 근접했고 로부스타는 3개월여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바차트는 "커피 가격은 글로벌 공급 전망이 개선되면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ICE 선물가격 하락 요인은 공급증가가 가장 먼저 꼽힌다. 미국 원두커피조합(Green Coffee Association)은 9월 미국의  원두 재고량은 637만8478만 백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5.2%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브라질의 내년 생산량 증가 전망도 한 요인이다. 월드웨더(World Weather)는 "브라질의 잦은 비와 풍부한 햇살은 2023/24 수확연도 커피 생산에 '아주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 최대 로부스타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의 공급증가도 로부스타 가격약세를 초래했다. 베트남 세관에 따르면, 베트남은 9월 말로 끝난 2021/22년에 173만t을 수출했는데 이는 4년 사이 최대규모다. 

베트남산 로부스타 커피 원두. 사진=아시아컴닷브이엔
베트남산 로부스타 커피 원두. 사진=아시아컴닷브이엔

반면, 브라질의 수확량 감소 전망, 콜롬비아의 수출 감소 등은 커피 가격 급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 컨설팅 회사인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생육기에 발생한 가뭄과 서리의 영향으로 브라질 커피 생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작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올해 커피 수확량 추정치를 낮췄다. 미나스 제라이스주는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아라비카 커피의 약 30%를 담당하는 주요 산지다.

브라질의 2021/22 커피판매연도는  9월 말로 종료됐으며 10월1일부터 2022/23 판매연도가 개시됐다. 이번 추정치는 최초 추정치는 6110만 백에 비해 380만백이나  줄어든 것이다. 

브라질 커피 농부가 커피를 따고 있다. 브라질 커피나무들은 지난해 최악의 가뭄에 이어 올해는 서리로 큰 피해를 입었다.사진=더타임스
브라질 커피 농부가 커피를 따고 있다. 브라질 커피나무들은 지난해 최악의 가뭄에 이어 올해는 서리로 큰 피해를 입었다.사진=더타임스

사프라스는 9월15일 주요 생산지역의 기상여건 악화를 이유로 올해 수확량 추정치를 당초 추정치 6110만 백에 비해 290만 백 줄어든 5820만 백으로 낮췄다. 특히 아라비카 커피는 당초 수확량 추정치 3880만 백에서 3520만 백으로크게 낮췄다.  

길 바라바크 사프라스 커피 분석가는 "브라질 미나스 제라이스주 커피벨트의 주요 커피산지인 제라두 메네이로 지역이 예년에 비해 추운 날씨 탓에 수확량이 줄고 있다고 보고됐다"고 전했다.그는 또 다른 지역은 습도 부족으로 커비 생두의 크기가 작아졌다고 덧붙였다.

사프라스는 인스턴트 커피 재료로 쓰이는 로부스타 커피 수확량 추정치는 당초와 같은 같은 2300만 백이 될 것으로 밝혔다.

브라질농산물공급공사(CONAB)는 지난달 20일 브라질의 2022년도 커피생산량을 5월 예상치 5340만 백에서 300만 백 줄어든 5040만 백이 도리 것이라고 예상한 것도 커피 가격을 떠받친다. 

이웃 콜롬비아의 수출감소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콜롬비아  커피재배농연맹(Colombia Coffee Growers Federation)은 지난 10일 콜롬비아의 9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한 82만 백이었다고 발표했다. 올들어 9월 말까지 콜롬비아의 커피 수출은 858만 백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2%감소했다.

국제커피기구(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ICO)는 바로 다음날인 11일 8월 기준 세계 커피 수출은 990만 백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9%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8월까지 커피 수출도 0.3% 감소한 1억1886만 백에 그쳤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6월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2/23 판매연도 세계 커피생산량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7495만 백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부스타 원두 주요 산지인 베트남 폭우 예보로 수확 차질 가능성이 커졌으나 아라비카 원두의 산지인 브라질에서 수출량이 증가하고 양호한 기상 상황이 연장되며 공급 불확실성이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커피 로스팅업체 관계자는 "2~3년 전과 비교하면 원두값이 비싸고 환율이 급등해 원두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다"면서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크게 올라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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