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의 전략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미래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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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의 전략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미래기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0.27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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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31% 급감...메모리 수요둔화 직격탄

이재용 삼성부회장이 27일 회장에 취임했다. 부회장에 오른지 10년 만이다. 그룹 총수로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긴 했지만, '삼성 회장' 타이틀을 공식으로 달면서 '이재용의 삼성' 시대가 문을 열었다.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에 비해 0.17%오른 5만9500원으로 마감했고 3분기 실적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어깨가 무겁다"고 취임소감을 밝혔다.이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2의 삼성전자로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은 부회장 당시 모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은 부회장 당시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 같이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4년여 만에 공식 회장 직함을 달았다. 선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이자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1987년 12월 45세에 회장직에 오른 이건희 회장보다는 9년 정도 늦은 나이다.올해 54세인 이 회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대학원 경영관리학과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열사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의혹 사건을 마치고 법을 나서면서 만난 취재진들에게 "삼성을 국민들에게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제일모직 주가를 높이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부당행위를 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이 회장은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면서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 많은 국민들의 응원 부탁드린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이 회장은 이날 별도의 취임사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지가 투자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실적은 부진하고 주가도 좀체 오르지 않아 그의 어깨는 무겁다.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이날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6조7817억 원, 영업이익은 10조8520원 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79% 증가하면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날 기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전망치)를 웃도는 기록이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분기(14조1000억 원) 대비 23.02%, 전년 동기(15조 8200억 원) 대비 31.39% 줄었다.

영업이익은 디스플레이(SDC)가 주요 고객 신제품 수요 증가로 최대 분기 이익을 달성했고 MX(Mobile eXperience)도 플래그십 판매 호조 등으로 선방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이익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SDC는 3분기 매출 9조3900억 원, 영업이익 1조9800원을 기록했다. 가전과 모바일 등 DX(Device eXperience) 부문은 3분기 매출 47조2600억 원, 영업이익 3조53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9조9800억 원에서 3분기 5조1200억 원으로 48.7% 줄었다. 즉 반토막이 났다.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3분기 매출 23조2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수요 둔화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파운드리와 중소형 패널이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주가는 그의 취임 소식에도 0.17%오른 5만95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355조 20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장은 앞으로 과연 어떤 전략으로 험로를 헤쳐나갈까? 이 회장이 난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식 후 사내 게시판에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글을 통해 공유한 '뉴삼성' 비전에서 그 일단을 읽을 수 있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신영영 선언 당시 이건희 함성그룹 회장.사진=삼성전자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신영영 선언 당시 이건희 함성그룹 회장.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이건희)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이라며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신사업 역량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앞으로 삼성을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으로 만들어가자고 독려했다. 이 회장은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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