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분기 성장률 2.6%…올해 첫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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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분기 성장률 2.6%…올해 첫 플러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0.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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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올해 들어 첫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서 벗어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충격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은 올해 1%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식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주가 폭락에 하락세로 전환됐고, 다우 지수는 GDP 지표 개선에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전분기 대비 분기별 성장률 추이. 사진=코인존 그패릭과 미국 상무부 통계 갈무리
미국의 전분기 대비 분기별 성장률 추이. 사진=코인존 그패릭과 미국 상무부 통계 갈무리

미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와 견줘 연율 2.6%로 집계됐다고 27일(현지시각)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3%를 웃돌았다. 미국은 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한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

속보치가 플러스 성장한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1분기 -1.6%, 지난 2분기 -0.6% 각각 후퇴한 미 경제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기술상 경기침체 정의를 충족했다.  이날 발표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경기침체의 기술적 기준에서 탈피했다는 의미가 있다.

3분기 미국의 GDP는 명목 달러 기준으로 25조6600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6.7%(4148억 달러) 증가했다. 명목 개인소득은 2912억 달러 증가했지만 2분기(3057억 달러)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됐다. 가처분 소득은 6%(2683억 달러) 증가해 2분기(5.7%, 2533억 달러)보다 소폭 개선됐다.실질 가처분소득은 전분기 1.5%감소에서 1.7% 증가로 전환했다. 개인저축은 6210억 달러 증가해 2분기 6290억 달러 증가에 비해 소폭 줄었다. 가처분 소득 대비 저추액인 개인 저축률은 2분기 3.4%에서 3분기 3.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무역수지 개선과 여전히 강한 소비자 지출이 미국의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린 원동력으로 분석됐다.

상무부는 수출, 소비자 지출, 비주거 고정투자,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출 증가가 3분기 GDP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역성장의 '주범' 무역적자는 3분기 수출이 14.4% 증가하고 수입은 6.9% 감소한 덕분에 크게 줄었다. 고유가에 힘입어 정유 제품 등의 수출이 증가한 게 주효했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큰 폭으로 확대된 2.8%포인트를 기록했다

소비자 지출은 3분기1.4% 증가하면서 완만한 개선세를 유지했다. 2분기 2.0%보다는 성장폭이 둔화됐다. 고물가 부담에 내구재와 비내구재 모두 감소했으나 리오프닝 수요에 서비스 소비가 유지된 덕 분이다.

정부지출은 코로나 지원책 축소 효과가 사라지면서 6분기 만에 증가했다. 정부지출은 2분기에 1.6%줄었지만 3분기에는 2.4% 증가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금리인상과 그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주거용 고정투자와 민간 재고투자는 감소했다. 고장자산투자는 4.9% 감소하며 2분기째 줄었다. 금리 급등 여파로 구조물과 주 거용 투자가 15.3%, 26.4%씩 급감한 영향이다. 장비투자는 공급망 재편에 따른 신규 수요 유입에 10.8% 증가했으며 지식재산권투자 역시 6.9% 증가해 양 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부터 높아진 재고 부담을 지속적으로 해소하면서 재고 성장기여도는 -0.7%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출은 상품과 서비스 모두 고르게 늘며 14.4% 급증했다. 

예상보다 좋은 3분기 GDP 발표에도  시장과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조만간 '진짜' 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긴축 정책으로 기업과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고 실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Fed는 6월과 7월, 9월에 이어 11월에도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돼 이런 걱정을 더한다.

신한금융투자의 하건형 책임연구원은 "물가 정점 도달 인식 속에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가 부산한다"면서 "일시 경기심리 개선은 가능하지만 높은 금리 수준이 당분간 유지돼 경기 하강세를 돌리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12월 이후 '속도조절'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 경우에도 금리인하로 정책 방향을 트는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고, 내년에는 기술적 침체가 아닌 실질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금투 김찬희 이코노미스트는 "완만한 소비증가와 투자 부진속에 순수출 기여도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면서 긴축 충격에도 성장률 선방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찬희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대외 수요 약화가 본격화된다"면서 "긴축 충격이 투자 경기를 중심으로 반영된 만큼 향후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서비스를 중심으로 잔존한 이연수요와 고용 호조에 내년 1분까지 성장 하단은 지지되겟다"면서 "올해 1% 후반 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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