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 한국 성장률 1.8%...경제 혹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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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내년 한국 성장률 1.8%...경제 혹한 온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1.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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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증권사, 국제기구도 1%대 혹은 2%초반 제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이 1%대로 내려간다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0.9%)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 된다.

국책연국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일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내년도 성장률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DI
국책연국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일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내년도 성장률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DI

■KDI, 내년 성장률 1.8%, 물가상승률 3.2% 전망 

KDI는 10일 발간한 ‘2022년 하반기 KDI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KDI의 전망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2.7%,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4달러 안팎, 원화가치가 올해보다 4% 정도 절하(환율상승)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폭은 축소되겠으나,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2%)를 웃도는 3.2%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취업자 수는 양호한 고용 여건이 유지됨에도 기저효과와 고령화로 증가폭이 올해(79만1000명)에 비해 크게 준 8만1000명이 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실질구매력 저하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재화소비가 둔화함에 다라 올해(4.7%)보다 낮은 3.1%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올해(-3.7%)에 이어 내년에도 0.7%의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부진과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올해(-0.3%)에 이어 내년에도 0.2% 증가하는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수출은 국가간 이동이 확대되고 서비스 수출이 회복됨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올해보다 5.7% 줄어든 6590억 달러에 그치지만 수입도 6.7%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올해(114억 달러)보다 더 늘어난 1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3년 경제전망. 사진=KDI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3년 경제전망. 사진=KDI

KDI는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가 지속되거나, 글로벌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더욱 둔화할 것"이라면서 "대내적으로는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거나 금융시장에 신용 경색이 발생할 경우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DI는 "우리 경제가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이런 둔화 국면에 계속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내년 경기흐름은 '상저하고'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상반기 성장률 1.4%, 하반기 2.1%다. KDI는 "년 상반기에 경기가 가장 많이 둔화하고 그 수준에서 서서히 하반기에 회복되는 정도로 보는 것"이라면서 "내년 1·2분기 상당히 낮은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으나, 일단 현재 베이스라인 시나리오에서는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위험 요인으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와 중국 경기의 급락,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 대외 요인과 회사채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기업 자금조에 따른 금융시장 신용 경색,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꼽혔다. KDI는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 단행이 있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우리 경기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천천히 금리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 2020년대 이후 인구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205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0.5%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을 적극 추진하며 생산성을 개선함으로써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의 영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규철 실장은 "대외 개방, 규제합리화 등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정책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면서 "높은 생산성에도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경제활동 참가가 저조한 여성과 급증하는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외국인력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노동공급 축소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외 기관 대부분 1%대 전망...한은 24일, 정부 다음달 내년 전망 발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 것은 KDI만이 아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1.9%, 한국금융연구원은 1.7%로 전망했다.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1.8%를, 대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각각 1.6%, 1%를 제시했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8일 "대외불확실성에 의한 성장의 하방 위험과 물가의 상방 위험이 높다"면서 "내년 주요국 정부가 긴축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이어가고 경기 반등 모멘텀도 약화해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좀 후하게 봤다. 두 기관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2.0%, 2.2%로 제시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6월과 8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각각 2.5%, 2.1%로 제시했는데 이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오는 24일 금통위에서, 정부는 다음 달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은 지난 전망치인 2.1%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의 특파원 간담회 자리에서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정부 전망치가 당초 2.5%였는데 분명히 그보다 낮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발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초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자리에서 2.1%를 내년도 전망치로 직접 언급했다. “최근 금리 상승 추세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세를 반영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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