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말 단기외채 비율 41%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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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말 단기외채 비율 41% 고공행진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1.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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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등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주춤하면서 3분기 단기외채가 129억 달러 감소하는 등 11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채무 건전성 지표인 단기외채비율도 1년 만에 하락했다. 채무 건전성 지표인 단기외채 비율은 전분기에 비해 0.9%포인트 내려갔지만 총외채의 41%나 되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22년 3분기 말 현재 대외채권 채무 현황. 사진=한국은행
2022년 3분기 말 현재 대외채권 채무 현황.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2년 3·4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6390억 달러로 2분기 말에 비해 231억 달러 감소했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는 129억 달러 줄어든 170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3분기(-158억 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이 준 것이다. 역대 네 번째 큰 감소폭이다. 단기외채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자금이다.

장기외채는 101억 달러 감소한 468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4분기(-138억 달러) 이후 6년 만에 최대폭 감소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비거주자의 원화채권의 달러 환산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장기외채 감소폭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6월 말 1292.9원에서 9월 말 1434.8원으로 급등했다.

부문별로는 정부(-111억 달러)와 중앙은행(-55억 달러), 은행(-66억 달러) 외채는 감소한 반면 비은행권·공공·민간기업 등 기타부문(2억 달러) 외채는 소폭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준비자산(외환보유액) 4168억 달러와 견준 단기외채 비율은 41%로 2분기 말(41.9%)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단기외채비율은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 4분기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다 1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단기외채비율은 2분기 2012년 3분기(41.5%) 이후 근 10년 만에 40%를 넘어섰다.

대외채권·채무,단기외채 비율과 비중 추이.사진=한국은행
대외채권·채무,단기외채 비율과 비중 추이.사진=한국은행

3분기 외환보유액은 215억1000만 달러 줄어 2분기(195억3000만 달러)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확대됐음에도 단기외채가 큰 폭(129억 달러) 줄면서 전체 단기외채비율은 전분기 보다 조금 내려갔다.  

단기외채비율은 감소 전환하기는 했지만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40%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외채무(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6.8%로 전분기 말(27.8%) 대비 1.0%포인트 줄었다. 올해 1분기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다 3분기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단기외채(-7%)가 장기외채(-2.1%)보다 더 빠르게 감소한 영향이다. 

대외채권 현황. 사진=한국은행
대외채권 현황. 사진=한국은행


유복근 한은 국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 팀장은 "미국 달러 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4.9% 감소했음에도 단기외채가 예금취급 기관의 단차입금을 중심으로 7.0% 감소하는 등 더 빠르게 감소하면서 전체 단기외채 비율은 전분기 대비 하락 전환 했다"면서 "전반적으로 2분기보다 개선됐고 외채 건전성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장단기 외채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되며 외채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으며 은행의 외채 상환 능력도 충분한 수준"이라면서 "외채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자금 유출입 동향과 만기구조  추이, 이에 따른 외화자금시장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외건전성 관리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팀장은 "단기외채 감소는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이 129억 달러 감소한 점이 주도했다"면서 "미국 긴축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거주자의 해외 투자 수요가 줄어든 데다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로 나타난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되면서 외국인의 투자 수요 둔화도 일부 기인했다"고 말했다.
 
3분기 말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은 전분기 말 대비 406억 달러 줄어든 2조829억 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주가 하락과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증권투자 전체 순투자액이 352억 달러 줄었고, 직접투자도 60억 달러 감소한 영향이다. 3분기 나스닥 지수는 4.1%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는 6.7% 내렸고, 유로스톡스50지수도 4.0% 하락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국내 투자)는 전분기말 대비 826억 달러 감소한 1조2969억 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주가 하락과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가 186억 달러 줄고, 주식 투자도 감소하면서 전체 국내 증권투자가 856억 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은 2분기말에 비해 419억 달러 증가한 786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5분기 연속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수치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라면 한국이 해외에 줘야 할 돈(부채)보다 받을 돈(자산)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2014년부터 금융부채보다 금융자산이 많은 상태가 됐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은 전분기 말 보다 296억 달러 감소한 1조186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2분기 말에 비해 65억 달러 줄어든 3796억 달러로 집계됐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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