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고려아연이 손잡은 이유... 답은 "美 IRA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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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고려아연이 손잡은 이유... 답은 "美 IRA 대응"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11.2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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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차전지 최대 기업인 LG화학과 비철금속의 제왕 고려아연이 손을 잡았다. 미국이 시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공동 대응을 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손을 맞잡은 LG화학과 고려아연. 사진=양사 취합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손을 맞잡은 LG화학과 고려아연. 사진=양사 취합

LG화학과 고려아연은 울산 광역시 온산 공단에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LG화학은 양극재 분야에서 라인당 1만t 이상의 업계 최고 생산성을 확보한 기업이고 고려아연은 구리와 아연, 등 국내 최고의 메탈 수급과 건식제련 등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LG화학은 23일 고려아연과 미국 IRA 충족을 위한 원재료 발굴 등 포괄적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전략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2576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 하기로 했다.

LG화학은 22일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미국 최대인 연산 12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지난 7월 미국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두 회사는 북미 전지 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슨빌에 건설할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LG화학
LG화학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슨빌에 건설할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LG화학

이그니오홀딩스가 리사이클링을 통해 리튬·니켈과 같은 광물을 얻어 LG화학에 우선으로 공급한다면 미국 현지에서 '리사이클 광물-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두 회사는 울산광역시에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는데 생산능력을 당초 2만t에서 5만t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는 지난 6월 합작 설립한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통해 울산광역시 온산 산업단지에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와 LG화학은 지난 6월2일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최내현 켐코 대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남철 LG화학 부사장, 이향목 LG화학 전무.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와 LG화학은 지난 6월2일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최내현 켐코 대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남철 LG화학 부사장, 이향목 LG화학 전무.사진=고려아연

두 회사는 확고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과 향후 협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맞교환하기로 했다.  LG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36만7529주(발행 주식총수의 0.47%)를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39만1547주(발행 주식총수의 1.97%)와 교환한다. 총 거래 금액은 2576억 원 규모다. 교환된 주식의 양도 제한은 2년이며, 처분 시에는 상호 우선 협상권을 갖는다.

고려아연 100% 자회사인 케이잼 공장 전경. 케이잼은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인 전해동박을 생산한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100% 자회사인 케이잼 공장 전경. 케이잼은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인 전해동박을 생산한다. 사진=고려아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업계 최고의 전문 역량을 보유한 두 기업이 전지 소재 등 전 세계적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서 힘을 모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더 큰 성장,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감한 사업 협력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의 윤재성 연구원은 LG화학-고려아연의 협력확대에 대해 "LG화학의 업스트림 내재화의 정수"IRA 대응을 위한 미국 내 공급망 구축과 공급망 내재화라는 힘든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밑그림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재성 연구원은 "미국 양극재에 필요한 전구체를 한국에서 조달할 경우에도 한국전구체의 역할, 황산니켈을 조달하는 켐코(KEMCO)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고려아연과의 이번 협력 강화는 양극재 수익성 확보를 위한 포석이라 판단되며 중장기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케이잼(KZAM)을 통한 동박 조달 확보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격 85만 원을 유지했다. 이날 LG화학 종가는 70만1000원이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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