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대한제강 등 상장사들, 인적분할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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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대한제강 등 상장사들, 인적분할 나서는 이유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11.29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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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갤러리아 사업부문 인적분할.사진=현대차증권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사업부문 인적분할.사진=현대차증권

 상장사들이 잇따라 인적분할에 나서고 있다. 회사를 나눈뒤 기존 회사가 새로 만든 회사의 주식을 전부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과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신설 회사의 주식을 일정 비율대로 나눠 갖는 회사 분할 방식이다. 인적분할은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해지고 기업들의 전문성이 높아지는 만큼 주가에는 긍정의 영향을 미친다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최근 인적분할을 결정한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인적분할이 숨은 기업가치를 발굴하고 전체 기업 가치를 확장하는 게 아니라 대주주 지배력 강화를 위한 분할로 드러날 경우 주가에는 부정의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지난 24일 인적분할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존속회사 디에이치오와 신설회사 대한제강으로 회사를 나눈다. 디에이치오가 기존 철강사업 이외에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를 사업 목적으로 한다. 대한제강은 YK스틸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국내 3위의 철근업체로 기존 철근사업을 영위한다.

OCI도 23일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을 결정했다. 존속회사 OCI홀딩스는 주력 사업인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사업(OCIMSB)과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영위한다. 신설회사는 카본소재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등의 사업을 한다.

AJ네트웍스는 지난달 18일 인적분할을 발표했고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16일 인전분할을 발표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분할 이후 재상장을 신청한 상장사(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는 9곳으로 지난해 2곳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사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이뤄져야 할 지분 인수 등의 비용이 낮아지자 기업들이 분할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풍산빌딩 도로에 노동자 임원선거에 물적분할 기밀을 유출한 풍산 경영진 색출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풍산빌딩 도로에 노동자 임원선거에 물적분할 기밀을 유출한 풍산 경영진 색출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떼낼 때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하면서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도 기업들이 인적분할 방식을 선호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근 금융 당국이 소액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물적분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DB하이텍과 풍산 등은 주주 반발에 부딪혀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했다.

기업분할은 호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 인적분할 결정 후 주가가 오르는 게 통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분할에 따라 기업의 숨은 가치가 재평가받는다"고 평가한다. OCI의 인적분할 결정에 대해 주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은 카본소재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과산화수소 사업의 '숨은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증권가는 관측했다.

이런 관측은 빗나갔다. OCI의 주가는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23일 10만4000원인 주가는 28일 9만5000원을 밑돌았다.대한제강은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AJ네트웍스는 인적분할 발표 당일에는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바로 다음 거래일부터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현대백화점 주가도 인적분할 발표 당일 6만600원에서 크게 급락해 10월12일에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5만2400원까지 미끄러졌다가 5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28일에는 전날에 비해 1.01% 내린 5만9100원으로 마감했다.

인적분할 발표 기업들의 주가 부진의 이유는 유안타증권이 지난 9월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과 관련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내놓은 '아쉬운 기업분할 결정'이라는 보고성서  "분할의 근본적인 목적이 주력 사업 외 숨은 가치를 발굴하고 전체 기업 가치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백화점그룹이 한무쇼핑을 사업회사인 현대백화점이 아니라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자회사로 두기로 한 것은 아쉽다"면서 "이는 현대백화점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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