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외환보유고 빨간불에 '대두 달러'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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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외환보유고 빨간불에 '대두 달러' 도입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1.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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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 생산업체 대상 공식환율보다 40% 비싸게 달러 매입

아르헨티나 외환보유고에 다시 빨간불이 켜지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달러 확보를 위해 대두(콩) 생산업체들을 대상으로 공식 환율보다 40% 이상 고가에 달러를 매입하는 '대두 달러Ⅱ'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대 대두와 대두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그러나 연 88%에 이리는 인플레이션과 통화평가절하에 따라 대두 생산 농가들은 대두 수출로 번 달러를 중앙은행에 매각해서 페소로 환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은 국가 규모에 비해 크지 않다. 10월 기준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은 324억 95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사진=텔수르(Telesur)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사진=텔수르(Telesur)

아르헨티나 경제부는 28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과 한 합의 사항 이행과 '공정한 가격' 프로그램 이행에 필요한 수입 원자재 지불 등의 이유로 다시 새로운 '대두 달러'를 연말까지 이행한다고 관보에 게재했다.

이번에 시행하는 '대두 달러'는 지난 9월에 종료한 '대두 달러'의 새 버전으로 환율은 공식환율이 상승한 점을 고려해 달러당 200페소에서 달러당 230페소로 상향됐다. 중앙은행은 총 30억 달러 매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두 생산수출 업체들은 대두를 달러당 약 166페소 수준인 공식환율 대신 230페소에 매각할 수 있게 된다. 

호세 데 멘디구렌 산업부 자관은 라디오방송 푸투로크(Futurok)에 "이번 계획은 외환보유액을 늘려 아르헨티나 경제가 연말에 100억 달러를 가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고질인 외환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환율방어 정책의 하나로 15개가 넘는 다양한 환율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대두 달러'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8월에 시작해 9월 말까지 공식 환율보다 높은 환율을 제시해 대두 수출업체들의 달러를 사들여 외환보유액을 확충했다. 

당초 아르헨티나 정부는 9월까지만 이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두 달러를 통해 50억 달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81억 달러를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한시로 단 한 번이라고 한 '대두 달러'가 다시 등장하고 이 정책은 임시방편으로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농업연맹(Federacion Agraria)은 대두 달러제 도입을 비난하고 있다. 

로사리오거래소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대두 생산업체들이 보유한 대두는 860만t으로 대두 가격(FOB)을 t당 596달러로 가정할 때 총 51억 달러에 이른다. 

공식환율(165페소)보다 거의 40% 이상 높게 달러를 매입하는 만큼, 경제부의 전망대로 '대두 달러'로 30억 달러를 확보한다면 외환보유고 관련 IMF 합의사항은 무난히 이행될 것으로 아르헨티나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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