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지주사 전환 추진… 철강부문 인적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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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지주사 전환 추진… 철강부문 인적분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12.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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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그룹이 상장돼 있는 동국제강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한다. 컨트롤타워인 지주회사 동국제강홀딩스를 신설하고 열연 사업과 냉연 사업을 하는 동국제강과 동국시엠으로 인적분할도 추진한다. 동국제강은 구조 개편을 계기로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일 방침이다. 시장에선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동국제강그룹의 지주회사 추진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포스코그룹은 이미 포스코홀딩스를 설립하고 그 휘하에 사업 회사를 편입시켰고 세아그룹도 세아홀딩스를 설립했다. 주가는 12일과 13일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동국제강 로고. 사진=동국제강그룹
동국제강 로고. 사진=동국제강그룹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인적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 임시 주주총회 소집 승인의 건 등을 의결했다. 인적분할에 따라 주주의 분할 회사에 대한 지분율은 그대로 승계 된다. 분할되는 존속회사인 동국제강홀딩스는 상장법인으로 그대로 남는다.

인적분할은 신설회사의 주주 구성 비율이 기존회사 주주구성 비율과 동일한 회사분할 방식이다. LG화학(기존회사)과  LG생활건강(신설회사), 신세계와 이마트, 태평양과 아모레퍼시픽, 태영건설과 티아와이홀딩스,대림산업과 디엘,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모두 인적분할된 기업이다.

동국제강은 오는 2023년 5월17일 인적분할 승인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며 주총을 통과할 경우 6월1일 분할한다.

둥국제강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 사진=동국제강
둥국제강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이번 인적분할로 회사는 세 개로 쪼개된다. 존속법인 '동국홀딩스'(가칭)와 철강 사업을 열연과 냉연으로 전문화한 신설법인 '동국제강 주식회사'(가칭)과 '동국씨엠 주식회사'(가칭)가 그것이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다.

이사회 결의일 기준 존속회사 동국홀딩스는 자산 5997억 원(부채비율 18.8%)의 회사가 된다. 신설되는 동국제강은 자산 3조4968억 원(부채비율 119.0%)이고 동국씨엠은 1조7677억 원(부채비율 83.7%)의 자산을 나눠 갖는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전경.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 포항공장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전경.사진=동국제강

동국홀딩스는 앞으로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로 장기적 관점의 성장동력 발굴과 전략적 투자에 역량을 집중한다. 

신설법인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사업과 봉강(철근)·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 사업을 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의 인천·포항·당진·신평 공장 등이 해당된다. 고로 제철 사업 대안으로 떠오른 철스크랩 재활용 전기로 제강 사업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고 경쟁력의 전기로 제강 사업과 친환경 철강 제품 등을 특화하는 'Steel for Green'을 성장 전략으로 삼았다.

신설법인 동국씨엠은 냉간 압연에서 시작해 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 등의 냉연 철강 사업을 한다. 세계 최대 컬러강판 생산기지인 부산공장과 충남 도성의 빌딩솔루션센터 등이 해당된다. 동국씨은 세계 최고 경쟁력의 컬러강판 사업의 전문화를 추구한다.

2030년까지 컬러강판 사업 매출 2조, 글로벌 100만t 체제를 구축한다는 '컬러 비전 2030' 전략에 따라 세계 최고 경쟁력의 컬러강판 기업을 지향할 방침이다. '글로벌', '지속성장', '마케팅' 3가지 방향에서 글로벌 확장과 마케팅 혁신 강화, 친환경 제품 및 공정 개발 등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도금과 컬러강판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동국제강은 이번 인적 분할로 컨트롤타워와 철강 사업의 전문성이 강화됨에 따라 저평가된 철강 사업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적 분할 결정은 동국제강이 지난 8년간의 사업구조재편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성장을 추구함을 의미한다고 자평했다.

동국제강은 지속적인 사업구조개편과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구했고, 올해는 중국 법인(DKSC) 지분 정리와 브라질 CSP 지분 매각 결정 등 불확실성과 잠재 위협을 최소화했다. 사업구조재편은 경영 성과와 재무 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 별도 기준 2022년 3분기 말 동국제강 부채비율은 90.3%로 두자릿수대에 진입했다.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은 3분기말 현재 11.0배로 우량 회사로 탈바꿈했다.

동국제강 측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사업부문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지속 성장을 위한 전문성과 고도화를 추구하며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안정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 측은 "사업부문별 독립 경영과 객관적인 성과평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한다"면서 "지배구조 체제 변경을 통해 경영자원을 효율있게 배분함으로써 궁극으로는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동국홀딩스가 분할 후 공개 매수 방식의 현물 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자사주의 마법'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의 마법'은 오너가 존속법인의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설법인 지분을 내놓고 존속법인의 지분을 높이는 방식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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