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而不改·欲蓋彌彰,'뻔뻔한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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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而不改·欲蓋彌彰,'뻔뻔한 한국 사회'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2.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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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참 뻔뻔해졌다. 과오를 범해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회가 됐다. 범법과자 오히려 법과 도덕을 준수한 사람을 겁박한다. 원칙을 어긴 이들이 원칙을 준수하는 사람들에게 '뭣이 잘못이냐'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인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게 한국과 한국인의 솔직한 자화상이다.

2022년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2022년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집권 여당이나 야당이나 잘못이 생기거나 드러나면 무조건 니 탓이나 전 정부 탓, 그리고 누구 탓만 한다.  좋은 예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하고 있는 검사들의 사진과 실명을 공개한 것이다. 민주당은 "정치보복에 나선 검찰의 어두운 역사를 기록하고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면서 "이미 공개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사들의 명단을 공개해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지만 이렇게 강변한다.

이재명 대표도 그렇다. 그는 전과가 수두룩하다. 전과가 수두룩해도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또 유권자들은 그런 사람을 당선시켰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가족에게 한 사실이 드러나도라도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 등 여러 가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전과'가 있다고 해서 한 사람을 말살 해서는 안 된다. 그의 새출발을 사회가 도와야 한다. 동시에 그 역시  깊이 반성하면서 새로운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실에서 이런 생각은 착각 중의 착각이다. 

아파트 개발을 하면 아파트가 들어설 땅을 판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들에게 적정하게 보상을 해서 땅을 사고 좋은 아파트를 지어 분양을 해서 개발업체가 이익을 본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언론 보도들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하나둘 알리고 있다. 원주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정든 고향당에서 쫓겼난 반면, 일부 사업자들은 자자손손 먹고 살 만큼의 이윽을 챙겼다. 개발을 주도했다는 이 대표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원주민에게 사과를 하기는커녕 오히려 큰 소리를 치고 다녔다. 그는 거대 야당의 대표가 돼 거대 야당을 방패막이 삼아 검찰에 예외와 특혜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사람의 예를 들자면 끝이 없다. 한결같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법당국을 비난하고 남탓을 한다. 전과가 있어도 공직에 나서고 국회의원이 되고, 본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티끌만큼의 반성이나 부끄러움도 보이지 않는 이가 수두룩하다. 현 정치권, 과거 운동권 전력을 가진 이들에게 이런 모습이 유독 많이 드러난다.

이러니 과이불개(過而不改)니 욕개미창(欲蓋彌彰)이니 하는 수천년 전 '사자성어'가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과이불개는 교수신문이 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가장 많은 이의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는 뜻으로 50.9%(476명)의 선택했다. 올해 한국 사회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라고 한다. 

과이불개에 ’욕개미창'이 14.7%(137표)로 두 번째로 많은 선택들 받았다.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이라고 한다.

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는 뜻의 '문과수비(文過遂非)'도 13.3%(124표)를 얻었다. 지난해엔 '묘서동처'가 2021년의 사자성어였다. '고양이와 쥐가 같이 산다 는 뜻인데 '도둑을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편이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20년엔 나는 옳고 너는 그러다는 뜻의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올해의 한자성어로 정해졌다. 

이 모든 한자어들은 결국 한국 사회의 공정과 정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선정됐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원리와 원칙이 존중받는 사회, 정의와 공정이 실현되는 사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회, 옳고 그름을 양심으로 인정하는 사회를 지향점으로 삼는다면 한국이 가야할 길은 멀어도 한참 멀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뻔뻔해진 탓이다. 철면피 사회가 한국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한류와 K팝 등에 가려진 한국의 '민낯'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두가 불의에 굴복하고 거짓을 일삼으며 원리원칙을 깨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꼭 누구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  한가닥 희망의 실타래다.

이런 실타래가 끊어지지 않고 한국을 다시 건강한 사회로 만들려면 '철면피'를 깨는 변혁과 혁신이 있어야 한다. 혁신이란 뭔가? 살가죽을 벗겨 새 살가죽이 나게 하는 게 아닌가? 그만큼 힘든 과정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살이 돋기 어렵고 성장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공자님 말씀을 빌자면 본립도생(本立道生)의 원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라도 원칙에 충실한 것이 최고의 가치로 우대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우리 국민들의 대오각성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밥상머리 가정교육, 학교교육이다. 정치지도자의 솔선수범과 '법치의 실행'이 동력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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