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캐나다가 유가 상승으로 돈 번 해...내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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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캐나다가 유가 상승으로 돈 번 해...내년은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2.12.29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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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 해 동안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캐나다를 비롯한 전 세계에 큰 파장을 낳았다.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을 초래했다. 캐나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11월 소비자물가가 둔화됐다고 하지만 6.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은 기준금리를 연 4.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린 근본원인을 찾자면 국제유가 상승이다. 그런데 산유국들은 많은 돈을 벌었다. 산유국인 캐나다, 특히  앨버타주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 내년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캐나다 앨버타주 애드먼턴의 썬코어 정유공장 전경. 썬코어를 비롯한 캐나다 석유회사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큰 돈을 벌었다. 사진=캐나다글로벌뉴스
캐나다 앨버타주 애드먼턴의 썬코어 정유공장 전경. 썬코어를 비롯한 캐나다 석유회사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큰 돈을 벌었다. 사진=캐나다글로벌뉴스

전문 기관들은 내년에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캐나다가 원유 판매 수입을 더 올릴 것임을 예고한다.

앨버타주만 보면 올해는 그야말로 '노다지'를 긁은 한 해였다. 10월 말까지 하루평균 37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전세계가 캐나다산 원유를 사려고 하는 수요가 급증한 덕분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캐나다산 원유 수요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규제 완화,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석유가스 회사들의 투자부진의 누적효과 때문이며 캐나다 회사들은 그 과실을 챙겼다고 CBC는 평가했다.

수익의 대부분은 부채를 줄이고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데 썼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캐나다의 성장을 위한 기초가 될 건설분야나 인프라스트럭쳐 프로젝트에 투입되지 않았다.

내년 전망도 밝다.  전 세계 상품 시장은 내년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기에 캐나다 석유가스 회사 역시 많은 돈을 벌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앨버타주 역시 생산량이 올해보다 더 늘어나면서 엄청난 수입을 올릴 것으로 것으로 예상된다. CBC는 유가가 배럴당 75달러를 유지한다면 많은 기업들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RBC 캐피털마켓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3년과 2024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0달러를 밑돌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점에 비하면 약 40% 빠진 수준이다. 유가가 오르면 캐나다 국내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오를 게 분명하다. 캐나다 소비자들에겐 '나쁜 소식'이지만 석유회사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앨버타주와 캐나다 서부 연안을 연결하는 '트랜스 마운틴' 송유관 확장 완료도 석유회사들의 매출 증가를 예고한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내년도 원유생산은 2022년 기록을 약간 웃돌 것으로 내다본다.

캐나다가 막대한 매장량을 가진 천연가스 전망도 밝다. 캐나다석유생산기업협회(Canadian Association of Petroleum Producers)는 천연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부문 투자는 2023년에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티티마트의 LNG 수출 시절이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이뤄지고 있는 덕분이다.

올해 캐나다는 유가상승으로 휘발유와 디젤가격이 급등해 시민들이 곤역을 치렀다.캐나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0달러로 6월 고점 당시 리터당 2.14리터에 비해 많이 하락했다. 디젤 가격도 리터당 2.30달러에서 2달러 수준으로내려갔다. 캐나다 시민이 휘발유가 떨어지는 주유기를 들고 있다. 사진=댄 맥티그 블로그
올해 캐나다는 유가상승으로 휘발유와 디젤가격이 급등해 시민들이 곤역을 치렀다.캐나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0달러로 6월 고점 당시 리터당 2.14리터에 비해 많이 하락했다. 디젤 가격도 리터당 2.30달러에서 2달러 수준으로내려갔다. 캐나다 시민이 휘발유가 떨어지는 주유기를 들고 있다. 사진=댄 맥티그 블로그

이런 밝은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있다면 경기침체 가능성이다. 강도높은 금리인상이 경기를 둔화시키고 그 때문에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는 시나리리오다.  경기침체가 오면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둘째는 소규모 프로젝트 위주로 자본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점은 캐나다 석유 가스회사들의 성장이 올해같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캐나다 석유 가스 회사들은 자본투자를 올해보다 5~6% 정도 늘릴 것으로 에너지 전문 컨설팅 회사인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분석한다.그런데 내년에는 2014년 이전 에너지붐 때 나온 메가 프로젝트 보다는 소규모 프로젝트가 많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제약요소는 또 있다. 바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규제다. 석유가스 산업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줄이든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엄격한 배출량 규제는 지구 환경에는 좋을지 모르나 캐나다 기업에겐 부담으로 다가온다. 아울러 경쟁 미국 기업에 비해 경쟁력의 칼을 무디게 하는 요인이 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석유회사들이 올해와 같은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로 주주환원과 부채감축 정책이다. 이익금으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늘리는 한편, 채무를 줄이는 전략이다. 석유 가스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이 보다 더 좋은 소식은 없다. 회사 구성원들도 두둑한 보너스를 챙길 수있다. 다만 이 경우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가 줄어드는 만큼 호황기 생산량 증가 여력이 줄어든다. 이는 자원부국, 에너지 대국 캐나다에겐 기회 상실과 같다. 왜 캐나다는 수요가 급증하는 LNG시설을 건설해 LNG 수출에 나서기는커녕 스스로 발목을 잡느냐는 업계의 탄식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미래를 예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강한 기업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것쯤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약한 기업은 나가떨어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음을 명심해야 한다. 캐나다 석유기업들은 올해, 현재의 재물운에 안주해서는 곤란하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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