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에너지회사인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 최고경영자가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순 탄소 배출 '제로(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 중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려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의미다. 최근 기후 변화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탄소 중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BP는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는 물론, 풍력과 전기차 배터리 충전시스템, 태양광 등 저탄소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다.
아일랜드 케리 카운티에서 자란 그는 5형제 중 막내로 1991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BP에 입사해 28년간 재직하면서 잔뼈가 굵은 BP맨이다. CEO 직 이전에는 BP의 전 세계 업스트리임 부문 대표를 맡았다. 그는 석유와 가스 사업부문을 책임지면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오고 메탄 탐지 방법과 약 300만t 상당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선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사내에서 받아온 경영자다.
버나드 루니 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각) 2050년 이전 순탄조 제로 비전을 발표하고 전 세계가 탄소제로가 되는 것을 돕겠다고 밝혔다.
루니 CEO는 BP가 탄소제로가 되기 위한 목표 다섯 가지와 전세계가 탄소제로가 되도록 돕기 위한 목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BP가 탄소제로가 되기 위해 BP 전 사업부문에서 오는 2050년 이전 절대 기준으로 순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고 석유와 가스 생산에서도 역시 순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기로 했다. 또한 BP판매 제품 중 탄소밀도를 50% 감축하며 2023년까지 BP의 주요 석유가스 처리 시설에 메탄 측정 장치를 설치하고 사업장 메탄 밀도를 50% 감축하기로 했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비석유 가스 사업 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전세계의 순탄소배출 제로를 돕기 위해 순탄소제로 지원 정책을 옹호하고 직원들이 순탄소 제로를 목표로 삼고 옹호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일을 하기로 했다.
루니 CEO는 "수조 달러가 전 세계 에너지시스템을 바꾸는 데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BP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도 완전히 변해야 한다"면서 "사회가 우리에게 변화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땅에서 캐내는 석유와 가스의 탄소를 줄이고 상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BP는 중장기로 기존 석유와 가스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저탄소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환경단체의 반응은 냉담하다. 그린피스는 버나드 CEO의 탄소 중립 계획을 두고 “야심차지도 충분하지도 않다”며 구체성과 실효성에 의구심을 보였다. 그리피스의 찰리 크로닉은 “어떻게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말인가”라고 묻고 “재생가능 에너지 투자의 구체적인 규모와 일정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기후변화 행동가 단체인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은 BP의 현실 인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목표 시한으로 설정한 2050년은 너무 늦다고 반박했다.
BP는 에너지 기업이다. BP는 78개국에서 사업하고 있으며 7만3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990억 달러였다.
BP의 새 먹거리 투자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BP는 지난해 석유 사업에 140억 달러(약 16조5500억 원)를 투자했다.
2019년 하루 264만 배럴 규모의 석유를 생산한 석유기업이다. 동시에 BP는 지난해 5억~7억 5000만 달러를 풍력과 전기차 배터리 충전 시스템, 태양광 등 저탄소 기술에도 투자했다.
또 199억 4500만 배럴 상당의 확인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로 170만 배럴 정제하고 연간 1190만t의 석유제품을 생산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