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Fed, 고민 커지는 한은 1월부터 금리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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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한 Fed, 고민 커지는 한은 1월부터 금리올릴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1.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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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력한 긴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강도높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다소 꺾여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로 변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로써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고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다소 꺾였다고 하나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질 경우 한미간 금리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지만 금리를 더 올리면 가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지속 의지를 밝히면서 오는 13일 첫 금융통화원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이 고심중이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양국간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고 금리를 올리면 가계대출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탓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지속 의지를 밝히면서 오는 13일 첫 금융통화원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이 고심중이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양국간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고 금리를 올리면 가계대출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탓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Fed가 지난 4일(현지시각)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해 12월 정례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 19명 전원이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FOMC 의사록은 지난달 13~14일 회의 때 오간 내용을 담았다.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Fed는 당시 회의에서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축소하며 금리 인상 속도를 다소 늦췄다.

의사록은 "그 누구도 2023년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전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위원들은 "금리 인상 속도 감소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FOMC의 의지 약화를 뜻하지 않음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약화를 확신하려면 명확한 추가 증거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다소 꺾이긴 했으나,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연 2%대로 내려간다는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는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4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12월엔 조금 낮지만 0.50% 포인트 올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 본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에서도 긴축의지를 지속할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진행된 잭슨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지난해 4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12월엔 조금 낮지만 0.50% 포인트 올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 본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에서도 긴축의지를 지속할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진행된 잭슨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Fed가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하반기 중 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피벗(Pivot) 기대가 커지고 있었는데 FOMC 위원들은 "이런 낙관론이 퍼지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Fed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의사록 공개에 앞서 FOMC 위원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ed가 올해 상반기 추가 100bp(1bp=0.01%포인트) 인상과 최종금리 5.4%가 적절하다는 에세이를 전날 아침에 발표했다.  FOMC 위원들이 지난해 전망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연 5.25%였는데,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Fed 내  강경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알려진 그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고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일갈했다.

파월 의장은 12월 FOMC 기자회견에서 "더 할 일이 있다"면서 "목적지까 지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더 높고 (high), 길게 (long) 인상하는지가 얼마나 빠르게 (fast) 도달하는지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균형에서 벗어나 있고 (out of balance), 극심하게 (extremely) 타이트하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결국 고용시장의 완화 (softening)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노동부 구인이직보고서(JOLTs) 구인건수와 ISM 제조업 내 고용지수는 여전히 뜨거운 고용 환경을 보여줬다. 파월이 선호하는 구인건수/실업자수 비율은 11월에 1.74로 10월(1.73)과 거의 유사했으며, ISM 제조업 고용지수도 2개월 만에 다시 확장국면 에 진입해 예상치와 전월치를 모두 웃돌았다. 12월 신규 비농업 취업자수 컨센서스도 여 전히 20만 명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런 의사록 공개와 파월 의장의 발언 때문에 불은 한국은행 발등에 떨어졌다. 한은은 오는 13일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연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25%, 미국은 연 4.25~4.50%로 양국간 기준금리 차이가 1.25%포인트로 벌어졌다.양국 금리차이가 더 커지면 자금 유출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24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올리면서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 금리를 연 3.5% 수준으로 예고했다. Fed 현재 전망치대로라면 한미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문제는 1800조 원 이상인 가계부채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경기 등은 과감한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미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금리는 8%대에 진입했다.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대출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융소비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지난해 10월 말 70%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즉 연 소득의 70%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뜻이다. 통상 DSR가 70%를 초과하면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떼고 원리금도 제대로 갚기 어려운 '고위험 대출자'로 분류된다. 주택을 구입할 때 상환 부담을 뜻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도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4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미 주담대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5.27∼8.25%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30일까지 7.72%인 금리 상단은 새해 첫 영업일(2일) 들어 8%를 돌파했다.

당장 8%대 최고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는 많지 않겠지만 은행에서 실제 취급되는 대출 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분할 상환)의 평균 금리는 연 5.11∼5.71%로 지난해 1월(3.88∼4.33%)보다 1.2%포인트 넘게 뛰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다. 

이수영 기자 isuye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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