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양파발 물가급등에 수입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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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양파발 물가급등에 수입 늘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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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소비자물가 안정을 위해 마늘과 함께 주요 식재료로 쓰이는 양파를 2만2000t 수입하기로 한다. 필리핀에서는 양파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가 14년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리핀 루손섬 중부 탈르라크주 주도인 타를라크시의 채소 가격 전경. 필리핀에서는 최근 양파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가 치솟자 정부가 양파 2만t 이상을 수입하기로 했다. 사진=CNN
필리핀 루손섬 중부 탈르라크주 주도인 타를라크시의 채소 가격 전경. 필리핀에서는 최근 양파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가 치솟자 정부가 양파 2만t 이상을 수입하기로 했다. 사진=CNN

11일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농업부는 양파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국내 공급을 늘리기 위해 양파 2만2000t을 수입할 계획이며 농업부 장관이기도 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도 이를 승인했다. 수입물량은 이르면 오는 27일 필리핀에 도착한다.

수입량의 절반은 핵심 섬인 루손에 배분되고 나머지는 비사야스, 민다나오섬으로 운송될 예정이다.  

필리핀은 양파를 월 1만7000t 정도 소비하는 데 생산량 감소에 따라 양파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양파를 수입하기로 한 것은 주요 식재료인 영파 가격이 4개월 사이에 4배 이상 상승하면서 12월에 두 자릿수를 기록한 식품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준 데 따른 대책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필리핀을 강타한 수퍼태풍으로 수백억 페소어치의 양파가 손실을 입었다. 

CNN은 필리핀의 소셜 미디어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파가격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필리핀 하이자 경제학자인 조이 살세다(Joey Salceda)는 지난 9일 필리핀은 전 세계에서 양파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라고 통탄했다.

필리핀 농업부에 따르면, 소비량이 많은 적양파는 5일 현재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장에서 최고 kg당 700페소(미화 12.70달러)에 팔리고 있고 백양파는 600페소 정도인데 이는 닭값의 약 3배, 쇠고기에 비해 약 25% 비싼 가격이다. 

이 때문에 양파 밀수도 벌어지고 있다. 필리핀 국영 통신사에 따르면, 필리핀 세관은 최근 단속에서 의류 속에 감춰진 양파 31만 달러어치를 압수했다. 

농림부 대변인은 "백양파와 적양파의 수입은 오는 2월 시작하는 수확기까지 공급 부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파를 비롯한 식품 가격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1% 올라 14년 만에 가장 빠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중 양파 가격 상승은 0.3%포인트를 기여했다. 식품가격 상승은 지난해 연평균 물가상승률 5.8%에 기여했다. 

물가억제를 위해 필리핀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방침이어서 필리핀 소비자들의 고통은 가중될 전망이다. 필리핀 중앙은행인 방코 센트랄 응 필리피나스(Bangko Sentral ng Pilipinas,BSP) 펠리페 메달라(Felipe Medalla)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을 2~4%의 목표 범위 내로 되돌리기 위해 올해 금리를 추가로 올릴 뜻을 내비쳤다.

필리핀 농림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2만t으로 예상되는 생산량에도 가격을 조금 더 낮추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NG필리핀은행의 니컬러스 마파(Nicholas Mapa)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N에 "양파 수입은 이미 물가가 치솟은 만큼 이미 너무 늦었다"면서 "단기로는 수입든 현지 수확을 통하든 공급증가로 가격 압력이 완화되기를 바란다. 1분기에 수확하는 데 이게 상황을 누그러뜨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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