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사명 변경 바람...CJ제일제당·매일·남양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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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사명 변경 바람...CJ제일제당·매일·남양유업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1.1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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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확장 따라 새출발 계기

국내 대표 유(乳)기업들이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은 사명에서 '유업'을 빼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을 나타낼 수 있도록 리브랜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최대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닷ㅈ은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사명에서 '제당'을 빼고 리브랜딩하는 방안을 모색하다 현재 중단했다. 분유업체인 일동후디스는 단백질 제품 '하이뮨'을 선보이면서 '유기업' 탈피를 추구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사명에서 '유업'을 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캐시카우인 백색우유 매일우유,곡물성 움료 오트밀,, 유기농 유유 상하목장, 건강식품 셀렉스.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사명에서 '유업'을 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캐시카우인 백색우유 매일우유,곡물성 움료 오트밀,, 유기농 유유 상하목장, 건강식품 셀렉스. 사진=매일유업

12일 식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하반기 중 사명에서 '유업(dairy)'을 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디저트·대체유·단백질 등 신사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일유업의 유제품 매출 비중은 80%로 서울우유, 남양유업 등 유업계 '빅3' 가운데 가장 낮다. 매출 1위인 서울우유는 유제품 비율이 90% 수준이다.

매일유업은 최근 '유제품 기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커피전문점 폴바셋, 외식업체 크리스탈제이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와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지방과 유당을 제거한 고순도 분리유청단백질과 속편한 섭취가 강점인 셀렉스는 지난해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8년 10월 첫선을 선보인 이후 누적 매출이 2500억 원에 이른다

매일유업은 귀리유인 '어메이징오트', 아몬드유인 '아몬드 브리즈' 등을 통해 대체유 시장에서도 적극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체유는 한국인에게 흔한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거나 비건(채식주의)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 건강을 찾는 중장년층 소비자에게 우유 대체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동후디스는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2020년 2월 출시된 하이뮨은 산양유 단백질과 높은 소화 흡수력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넘기며 일동후디스를 기사회생시킨 효자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출산 여파로 분유 매출이 줄면서 2017~2019년 3년 내리 적자를 낸 이동후디스는  하이뮨 출시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이 유제품을 대신하는 대체유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더 이상 유기업의 정체성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우유와 분유 매출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을 키우는 것은 매일유업만의 전략은 아니다.CJ제일제당,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등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출산율 급락에 따라 영유아를 타깃으로 한 유제품 시장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우유판매량이 줄고 있는 데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8월 브라질 CJ셀렉타 설립 개막식에서 김철하 당시 CJ제일제당 대표가 축하를 하고 있다. CJ셀렉타는 브라질에 있는 세계 최대의 농축대두단백 생산기업으로 농축대두단백 이외에 콩기름, 유기농 비료, 에탄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지난 2017년 8월 브라질 CJ셀렉타 설립 개막식에서 김철하 당시 CJ제일제당 대표가 축하를 하고 있다. CJ셀렉타는 브라질에 있는 세계 최대의 농축대두단백 생산기업으로 농축대두단백 이외에 콩기름, 유기농 비료, 에탄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우리나라 최대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도 사명 변경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다. 사명에서 '제당'을 빼는 대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을 나타낼 수 있도록 '리브랜딩'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현재는 중단한 상태라고 회사 관계자가 전했다. 제일제당은 1953년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설립할 당시 붙인 사명이지만 사명에 설탕제조사라는 뜻이 담겨 있다보니 현재의 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안팎의 지적이 있은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의 2021년 매출(CJ대한통운 제외) 15조7443억 원 중 국내 가공식품(21.5%)과 해외 가공식품(27.7%)이 절반을 차지한다. 핵산, 아미노산 등 바이오 매출 비중은 39.3%에 이른다. 나머지 11.5%가 유지·제당·제분·전분 등 식품소재이고 그 중에서 제당 매출은 3.1%, 49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설탕사업은 그룹의 모태라는 의미가 있지만 최근 사업구조와 소비 트랜드, 해외 시장까지 고려하면 사명이 적합하지 않다는 고민이 오랫동안 있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70년동안 CJ그룹의 뿌리이자 삼성그룹의 모태로도 인식돼 온 만큼, 최종 사명 결정까지 숙고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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