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를 거스르는 BOJ, 17~18일 YCC 정책 변화 결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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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를 거스르는 BOJ, 17~18일 YCC 정책 변화 결정할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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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오는 17~18일 통화정책 회의인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시장은 BOJ가 또 긴축 방향으로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수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BOJ는 기준금리를 -1.0%로 정하고 '0%에서 ± 0.50% 정도' 범위안에서 움직이도록 장기 국채금리를 제어하는 YCC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도쿄도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4%로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BOJ의 정책 변경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일본 채권시장에서 만기 10년 일본 국채 금리가 13일 장중 0.545%까지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한 게 이런 기대를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중앙은행의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선진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통화 완화를 해온 BOJ가 뒤늦게 정책 방향을 바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본 채권시장에서 13일 만기 10년인 일본 국채금리가 장중 0.545%까지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0.5%를 넘어선 것은 2015년 6월 이후 7년 7개월 만이다.일본 엔화. 사진=CME그룹/비즈니스인사이더
 일본 채권시장에서 13일 만기 10년인 일본 국채금리가 장중 0.545%까지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0.5%를 넘어선 것은 2015년 6월 이후 7년 7개월 만이다.일본 엔화. 사진=CME그룹/비즈니스인사이더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는 17일 BOJ 금융정책회의를 앞두고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 일본의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BOJ가 하루전인 12일 금리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4조6144억 엔(한화 43조 9600억 엔) 이상의 국채를 사들였지만 아무런 효험을 내지 못했다. 만기 10년인 일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0.545%까지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0.5%를 넘어선 것은 2015년 6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BOJ가 지난달 20일 장기금리 목표 변동폭을 기존 '0%에서 ± 0.25% 정도'에서 '0%에서 ± 0.50% 정도'로 확대한 이후로도 처음이다.BOJ는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후에 연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 중앙은행은 국채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의 기준인 변동폭을 ±0.25%에서 ±0.50%로 변경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임기가 4월에 종료되기 때문에 해당 시기를 전후해 정책 전환 여부가 확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나타난 변화였다.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겠다는 구로다 총재의 설명이 있기는 했지만, 방향성 변화가 분명해 일본 국채금리와 엔화 환율은 크게 영향을 받았다.

이와 관련, 하나증권의 박승진 연구원은 13일 "일본의 10년 금리는 새로운 관리 목표 상단인 0.50%에 도달했고, 달러대비 150엔까지 상승한 엔달러 환율은 130엔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정책 강도를 압박할 수 있는 달러 강세 환경은 지난 4 분기 이후 약화됐으나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 정책에 대한 평가와 동시에 추가 조치에 대한 시그널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서도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2년 이후 20년간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사진=하나증권
지난 2002년 이후 20년간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사진=하나증권

일본 도쿄도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3.9로 전년 동월 대비 4% 상승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6.5%이고 유럽이 9.2%인 것에 비해 낮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1982년 4월(4.2%상승)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일본의 소비자물가가 20년 동안 우상향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의 유력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3.8%을 웃돈 수치다. 

박승진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피크아웃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상황과는 다르게 일본은 여전히 가파른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일본의 임금상승률이 0.5% 수준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질 구매력(실질임금:은 3.8% 감소) 훼손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통일교, 증세 등의 이슈들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 하락 이유로 작용 한다는 시각도 BOJ의 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긴축 경계가 낮아지면서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BOJ는 전보다 정책전환 속도에 대한 부담이 덜 하겠다"면서 "현재 형성된 수익률 곡선을 기준으로 가격 정상화 흐름이 진행될 경우, 정책 영향으로 상하단이 묶여있는 일본의 10년 국채 금리에 30~40bp(1bp=0.01%포인트, 0.80~0.95%) 가량의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하나증권의 하건형  수석연구원도 이날 내놓은 환율체크업 보고서에서 "18일 BOJ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지난해  12월 YCC 정책 변화로 추가 긴축 가능성 제기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12월 회의 이후 정책 당국은 통화완화 지속 의지를 피력한 만큼 정책 논조 변화는 제한되겠으나 정책 변화 기대를 꺾지는 못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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