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철금속 대기업인 고려아연이 자회사인 켐코에 1200억원 빌려줬다. 켐코는 이 돈을 운영자금으로 쓸 것이라고 한다. 켐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황산니켈을 생산한다. 황산니켈은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소재다. 켐코는 황산니켈을 LG화학과 울산 온산공단에 합작 설립하는 한국전구체에 납품한다.전구체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의 원료를 배합해 만드는 양극재의 중간재로, 양극재 재료비의 약 70%를 차지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연과 납 등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코스피 상장사 고려아연은 지난 13일 자회사인 켐코에 12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해줬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12일 이를 의결하고 거래를 마쳤다.
켐코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이 982억 25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122.17%에 이르는 금액을 수혈하는 것이다. 직전 연도 자기자기본 223억 5300만 원의 536.84%에 이른다.
켐코는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짜는 아니다. 연 이자율이 5.63%로 1년 뒤 일시 전액 상환하거나 일부를 중도 상환해야 한다.
고려아연은 관계자는 "켐코에서 생산하는 황산니켈이 현재 연산 8만t 수준인데, 10만t으로 증설하기 위한 생산량 증설 투자를 위한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켐코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지난해 9월13일 켐푸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5억 5000만 원을 출자해 38만5000주를 매수했다. 영풍그룹 지주회사인 (주) 영풍이 15억2200만 원(16만5000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 켐코 최제임스(최내현) 대표(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아들)와 이 각각 10억1400만 원(11만 주), 최창근 명예회장의 외아들 최민석씨가 5억 700만 원(5만5000주)을 각각 출자했다. 이로써 고려아연의 켐코 지분율은 35%로 올라갔다. 영풍 지분율은 15%, 최제임스 대표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각 10%, 최민석 5%가 됐다.
켐코는 2차전지 소재인 황산니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켐코는 지난해 6월 LG화학과 전구체 합박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사 '한국전구체주식회사'는 켐코 51%, LG화학 49% 지분을 갖는다.합작공장은 울산광역시 온산산업단지 내 LG화학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전구체 전용 라인으로 구축된다.
양측은 2024년까지 총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리사이클 메탈 적용 등 연간 2만t 이상의 전구체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착공했으며 2024년 2분기부터 제품을 양산해 LG화학 청주 양극재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2025년 예상 매출은 약 40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